[100세건강] "설연휴 술도 피했는데 지방간?"…정상수치도 안심 못해
- 26-02-15
성인 3명 중 1명꼴 '대사성 지방간'…비만인 경우 74%
"적극적인 체중 감량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설 연휴 술자리를 피해 "이번엔 간이 좀 쉬었겠다"고 안도했다면, 그것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데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불렸던 '대사성 지방간(MASLD)'이다.
최근 의료계는 기존 명칭 대신 '대사성 지방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술뿐 아니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 이상이 핵심 원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사성 지방간은 성인 3명 중 1명꼴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유병률은 일반인의 10~20%, 비만인의 경우 58~74%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은 성인 기준 1.2~1.5kg에 달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위치하며, 체내로 흡수된 영양소를 가공·저장하고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화학 공장' 역할을 한다. 단백질 등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호르몬 대사와 담즙 생성, 면역 기능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간은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침묵의 장기'로도 불린다. 대사성 지방간 역시 대부분 무증상이다. 일부에서 피로감, 식욕 저하, 소화불량, 오른쪽 윗배의 둔한 불편감 등이 나타나지만, 다른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다. 결국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나 초음파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대사성 지방간은 지방이 축적된 단순 지방간에서 시작해, 염증과 간세포 손상이 동반된 '지방간염', 그리고 섬유화가 진행된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지방간 환자 중 일부는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수년에 걸쳐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는 간경변, 더 심할 경우 간암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지방만 조금 낀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는 것은 위험하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비만·당뇨병·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대사성 지방간을 동반하는 비율이 높다. 특히 복부비만과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은 주요 위험 요인이다. 이 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스테로이드·호르몬제 장기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간 질환과 관련한 흔한 오해는 간 수치가 정상 범위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방간이나 초기 섬유화 단계에서는 간 효소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만이나 당뇨 등 대사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간 수치가 정상이라도 복부 초음파 등 영상 검사를 통해 지방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염증이 의심되거나 섬유화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김상진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평소 술을 즐기거나 비만한 경우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정기적인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40세 이상의 만성 간염 환자나 간경변증 환자 등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로 간 상태를 꾸준히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대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특효약은 없다. 그렇다고 간 보호제나 지질개선제 등에만 의존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어, 적극적인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체중감량을 하는 게 더 근본적인 예방·치료법이라고 진단한다.
체중 감량을 할 때는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이내에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는 게 좋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량은 오히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사에서는 기름진 음식과 당분이 많은 간식을 줄이고, 채소와 곡물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 된다. 특히 식사를 거르지 말되,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는 게 효과적이다. 운동은 각자 상황과 체력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게 권장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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