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쟁 못지않은 시련"…경제·방역·식량 얼마나 어렵기에
- 21-07-29
대중 무역 수입액 일부 회복…수출은 여전히 밑바닥
'고난의 행군' 때보다 부족한 쌀 생산…식량난 가속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현 자국 상황을 두고 "전쟁 못지않은 시련"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 내부 사정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제7차 전국노병대회에서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다"고 연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년 반 가까이 국경 문을 걸어 잠근 상황 속 경제난과 식량난까지 겹치며 내부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현 상황을 '전쟁'이라고 비유하며 내부 결속에 나서는 모습을 두고 내부 불만이 심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비서 집권 이후 북한 경제 사정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상황이 악화하자 내부 불만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북한은 최대 무역처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수입 부분에서는 일부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여전히 밑바닥을 맴돌고 있다.
해관총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중국산 수입 규모는 약 1231만 달러(140억 원)에 이른다. 앞서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 4월 당시 약 2875만 달러(332억 원)까지 증가했다가 5월에 다시 약 271만 달러(31억 원)로 급감했다.
이를 두고 4월 농번기 비료 등의 수요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입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최근 수입액이 다시 늘며 대중 무역이 활기를 띄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은 181만 달러(20억 원)로 대중 수입액의 15%에도 이르지 못한다. 양국의 수출입을 합한 교역 총액은 1413만 달러(161억 원)로 코로나 이전 2019년 6월 두 나라 교역총액 2억2663만 달러(2617억 원)의 6%에 불과한 상황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사업의 공세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신문은 대중의 방역의식을 높이고 초급 일꾼들의 역할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은 평양지하철에서의 방역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특히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며 북·중 교역 재개가 여전히 원활하지 못한 모양새다. 북한은 올해 초 국경 일부에 소독시설을 설치하며 교역 재개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국경 개방과 관련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무역이 위축된 상황 속 작년 수해 등으로 농작물 수확량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경제조사 서비스가 공개한 '4월 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올가을 쌀 생산량은 도정 후 기준 136만t(톤)에 그쳤다.
북한이 1990년대 중·후반 최악의 식량난을 겪으며 고난의 행군 시기를 보냈던 당시 북한의 쌀 생산량은 15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농무부가 추정한 올해 북한의 쌀 도정량은 과거 고난의 행군 때보다 14만 톤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이 올해 86만 톤 가까이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올해 120~130만 톤 이상의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 쌀 가격의 폭등했다는 동향도 나오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남포시의 일꾼들과 농업근로자들이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농작물 비배관리를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관련 사진을 실었다. 신문은 농업근로자들이 "과학 기술을 틀어쥐고 알곡증산의 지름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농사작전과 지도를 혁신적으로 해나갔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북한이 이 같은 어려움을 내부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결국 대외 환경 개선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이 남한과 통신선을 복구한 것과 관련해 내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대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이 쉽게 대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6월9일 남한과의 통신선을 끊을 당시엔 이를 노동신문 등 내부에 공개했지만, 통신선 복구와 관련해서는 내부 공지가 없는 상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그동안 자력갱생을 강조해 온 만큼 통신선을 복구했다 해도 외부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북한이 내부 사정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 먼저 인도적 지원을 해주길 기다리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우리 정부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목표인 만큼 북한에 대한 유연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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