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이냐 또 봉쇄냐'…사과 한 알 무게 코로나와의 싸움 끝은

전문가들 "코로나19 바이러스, 과학적으로 다루기 매우 어려워"

전세계 델타 변이 다시 창궐…"하루아침에 바이러스 사라질 수도"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움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훨씬 넘었다. 1910년대 말 나타났다가 약 1년 몇개월만에 사라진 스페인독감(H1N1)과 달리 1년 반이 넘도록 코로나19의 위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이 추정한 전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총 무게는 사과 한 알. 그 작은 바이러스가 세계인의 목숨줄을 좌지우지했고 경제와 일상을 바꾸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19는 변이 자체가 너무 빨리 일어나는 특이한 바이러스"라면서 "과학적으로 매우 다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가 정복할 수 있을 만큼 이 바이러스를 과학자들이 완전히 분석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 사과 한 알 무게 바이러스에 전세계가 '몸살'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 몸 속의 바이러스 무게가 다 합치면 어떻게 될지 추정해봤다. 그 결과 전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총무게는 100그램(g)~10킬로그램(㎏)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선 연구팀은 감염자 1명이 보유한 바이러스 수를 산정하기 위해 붉은털원숭이를 코로나19에 감염시킨 후 신체 조직의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체의 바이러스 입자의 수를 산정했다. 그 결과 감염 최고조 시점에 이 수는 10억~1000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 1개의 질량은 1펨토그램(fg, 1000조분의 1g)으로 추정된다. 한사람 체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총무게는 최소 1마이크로그램(㎍), 최대 0.1밀리그램(㎎)을 넘지 못한다. 연구자들은 전세계 인간 숙주 몸 속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총 질량이 작게 잡아도 100g, 최대로 잡으면 10kg이라고 계산했다. 기껏해야 사과 한 알, 많으면 어린이 한 명의 체중이다. 

 

◇ 눈녹듯 사라진 스페인독감…코로나19는 여전히 '기세등등'

하지만 사과 한 알 무게의 이 바이러스는 강력했다. 백신 접종으로  터널 끝에 다다른 줄 알았던 싸움이 다시 지리하게 연장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근현대에서 이번 코로나19를 빼고는 딱 한번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있었다. 하지만 그 20세기 최초의 팬데믹인 1918년 스페인 독감도 코로나19처럼 지독하지는 않았다.

피해 규모는 스페인 독감이 더 컸다. 당시 세계 인구 18억~19억명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5억명이 감염되어 4000만~5000만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1917년 말에 발생해 1918년 내내 확산하던 스페인독감은 1919년 4월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 기간 동안 3차례의 파동이 나타났다. 영국의 예로 들면 1918년 6~7월, 10월~12월, 1919년 2~3월 세번의 주기로 확산했는데 겨울이라는 계절 특성 상 10~12월 피해 규모가 컸다.

하지만 현재 4차에 걸쳐 유행을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로 진화하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21일 기준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약 1억9227만8000명이다.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은 죽거나 회복되거나의 두 갈래 길 중 하나로 갔다. 약 413만4000명이 죽었고 약 1억7500만명이 회복했다. 

 

◇ 델타 변이에 전세계 다시 위기, 공존이냐 봉쇄냐
 
위중증 전환율과 치명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델타변이로 인해 각국 확진자 수는 이전의 정점에서보다 더 늘었고 이에 금융시장까지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델타변이 때문에 최근 한달간 확진자가 3배 껑충 뛰었다. 영국은 일일 확진자가 5만명이 넘었고 '백신 선도국' 이스라엘도 하루 1000명대로 확진자가 생기며 델타변이에 속수무책이다.

인도네시아가 델타변이 때문에 하루 6만명 가까이 확진자를 내면서 인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영국은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선언했고 일부 나라들은 '아직은 막아야 한다'며 봉쇄 정책을 다시 택하고 있다.

국내도 델타변이 때문에 21일 일일 확진자는 사상 최대인 1784명을 기록했고 방역당국은 델타변이와 이동량 증가로 인해 감염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방접종률이 달라 영국의 공존 정책을 국내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스페인독감처럼 일시에 사라질 가능성…"없진 않아"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변이는 언제나 일어나는 현상이라 특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변이는 계속될 것이고 이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관리가능한 수준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페인독감처럼 한번에 사라질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이론적으로 모든 바이러스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백신을 맞거나 걸리거나 하면 사라진다. 즉 백신 접종이 70%가 되고, 백신을 맞지 않은 나머지 30%가 감염되고,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일부가 돌파감염 되면 결국 (거의 모두에게 면역이 생겨나) 감염자가 많이 줄어들어 근절된 것처럼 보이는 단계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는 줄어든다는 의미지 근절은 아니다. 그리고 당장 올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나중에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라며 "그러나 잠잠해진 듯해도 바이러스는 언제나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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