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문무대왕함, 파병 5개월만에 장병 전원 귀국길

청해부대 300여명, 백신 없이 5개월간 파병임무 수행

軍, 병력이송 위해 수송기 급파…대체 운항인력도 보내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명대까지 치솟았다. 우려했던 부대원들의 집단감염이 현실화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전날보다 61명 증가한 68명으로 집계됐다.

군 당국은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작전지역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 장병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인접국 보건당국의 협조를 얻어 지난 16일 오전 0시 부대원 전원의 검체를 채취해 진단검사(PCR)를 의뢰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 가운데 우선 101명의 PCR 결과가 나왔다"며 "양성은 68명, 음성은 33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부대원 80여명이 기침·고열 등 증상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나올 PCR 결과에선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고열 및 폐렴 증상 등으로 청해부대 작전지역 인접국 병원에 입원한 부대원도 이날 현재 총 15명으로 전날보다 3명 늘었다. 이들 입원환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원은 최소 3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 훈련 (해군 제공) 2019.7.26/뉴스1


군 당국은 이들 입원환자 가운데 증세가 심각한 인원을 국내로 긴급후송하기 위해 '에어앰뷸런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합참 관계자는 "입원 환자 가운데 '중등증'으로 집중관리가 필요한 인원은 3명"이라면서도 "현재까진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로 후송이 가능할 것으로 의료진이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그동안 관련 국가 및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오늘(18일) 오후 청해부대 장병 귀국을 위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시그너스') 2대가 출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 장병들은 코로나19 확진 여부에 관계없이 전원 수송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청해부대 장병 후송을 위해 떠나는 수송기엔 의료지원 인력뿐만 아니라 '문무대왕함'을 작전지역으로부터 국내로 이송하기 위한 함내 방역인력과 대체 운용인력 등 또한 탑승한다. 대체 운용인력은 '문무대왕함'과 같은 '충무공이순신급'(KDX-Ⅱ) 구축함 운용 경험이 있는 해군 병력들로 편성됐다.

청해부대 34진이 탄 '문무대왕함'은 올 2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으로 떠났으며 내달 복귀할 예정이었다.

공군이 운용하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공군 제공) 2020.7.23/뉴스1


그러다 지난달 28일~이달 1일 기항지에서 식료품 등 물자보급을 마친 뒤부터 함내 장병들 중에서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인원이 발생했다.

이달 2일 1명이었던 감기 증상자는 10일 40여명, 그리고 15일엔 80여명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인접국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감기 증상자 6명에 대한 PCR 결과 모두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에 군 당국은 부대원 전원에 대한 PCR을 의뢰하는 한편, 관계당국과 함께 부대원과 '문무대왕함'의 국내 이송계획을 논의해왔다.

'문무대왕함'과 같은 군함은 함내에 밀폐된 공간이 많은 데다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순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증 환자가 발생할 경우 승조원들 사이에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퍼질 위험이 크다.

특히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2월 초 파병임무에 투입되면서 전원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

청해부대는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에서 이곳을 지나는 우리 선박 등에 대한 보호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다. 군 당국은 이들 부대원이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다.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의 코로나19 집단발병 우려가 현실이 됐다. 18일 현재까지 이 함선에 타고 있는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0여명 가운데 최소 6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에 정부와 군 당국은 이들 부대원 전원을 조속히 국내로 복귀시키기 위해 수송기를 급파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군의 코로나19 방역체계에 또다시 '구멍'이 났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날 오후 청해부대원들의 조기 복귀를 위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를 부대 작전지역 인접국가로 보냈다. 수송기엔 부대원 이송에 필요한 방역·의료 인력과 함께 '문무대왕함'을 다시 국내로 옮겨오는 임무를 수행할 해군 병력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된 특수임무단이 탑승했다.

군 당국은 향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20일 오후쯤이면 청해부대원들의 국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무대왕함'은 이와 별개로 현지에서 방역작업 등을 거친 뒤 약 한 달간 항해해 우리나라로 돌아올 전망이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일대에서 우리 선박 등의 운항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다. 이 부대 34진은 올 2월8일 '문무대왕함'을 타고 출항했다.

그러나 이 시기 국내에선 코로나19 백신 수급계획 자체가 수립되지 않았기에 부대원 전원은 백신을 맞지 못한 채 임무에 투입돼야 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건 2월26일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들부터였고, 군에선 3월3일 16개 군병원 의료진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2018.2.1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청해부대는 주둔지에서 근무하는 다른 해외파병부대와 달리 식료품 등 일부 물자보급을 위해 기항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임무수행 기간 대부분을 바다 위에서 보낸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청해부대원들의 코로나19 발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봤지만, 그 같은 기대는 5개월 만에 깨지고 말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청해부대원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건 지난 15일이다. 당시 기침 등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부대원 40여명 중 6명이 작전지역 인접국가 의료 기관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검사(PCR)를 받은 결과, 모두 '양성'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들 40여명에 대해 '문무대왕함'내에 비치된 코로나19 신속 검사키트로 간이검사를 실시했을 땐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었지만, PCR에서 그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현재 문무대왕함 내에서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장병 수는 80여명에 이르고 있다.

군 당국은 문무대왕함이 지난달 28일~이달 1일 물자 보급 등을 위해 작전지역 인접국가에 기항한 뒤 코로나19 확진자 및 의심증상자들이 잇달아 발생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항시 물자 적재 등을 할 땐 방역복을 착용한다"고 설명했으나, 결과적으로 당시 물자 적재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함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문무대왕함이 보급을 마치고 출항한 다음날인 이달 2일 부대원 가운데 감기 증상자 1명이 처음 보고됐고, 이후 함내에서 유사 증상을 호소하는 인원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에 군 당국은 인접국 보건당국을 통해 청해부대원 전원에 대한 PCR을 의뢰했고, 현재까지 그 가운데 101명의 결과만 나온 상태다. 즉, 아직 부대원 3분의2의 PCR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추후 검사결과에서 확진자는 더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군 안팎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방부 <자료사진> © News1 양동욱 기자

'문무대왕함'과 같은 군함은 함내에 밀폐된 공간이 많은 데다 환기시설이 하나의 통로로 순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증 환자가 발생할 경우 다른 승조원들에게도 순식간에 전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이번에도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 중인 이들 장병들이 아직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했다는 사실을 두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청해부대의 임무수행 여건과 군함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부대원이 출항한 이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적어도 기항지에서 외부인과 접촉하며 물자보급·적재 등의 임무를 담당하는 병력만은 백신을 맞혔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군함이 코로나19 집단발병에 취약하단 사실은 국내에서도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 사례(승조원 84명 중 38명 감염)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당시 "해군은 함정·잠수함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 인원이 밀집해 일정기간 근무하는 특성이 있다"며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와 취약점 보완을 지시했었으나, '문무대왕함'은 그 뒤에도 계속 '방역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하는 특임단원들에게 "이역만리에서 우리 국민 보호와 국제해양안보를 위해 헌신하는 청해부대원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복귀가 최우선 임무"라며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하에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귀국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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