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진짜 재앙 '富 쏠림'…전세계 '분노의 폭동' 끓어오른다

남아공 소요사태·남미 각국 반정부 시위 주원인 '빈부차'

방역규제에 저소득층 최대 희생…선진국도 '불평등 갈등'

 

지난 9일 시작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폭동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 대통령의 구금으로 촉발된 폭동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극심한 빈부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폭동으로 최소 7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도심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멈추지 않고 있다.

남아공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 같은 사회적 갈등이 격하게 표출되고 있다. 내재돼 있던 경제적 불평등이 코로나19로 인해 수면위로 드러나고 각국 정부가 조치한 각종 규제는 사회적 약자를 더 옥죄고 있다.

◇코로나로 더 심해진 빈부격차…폭동과 분노로 표출

남아공은 아이티, 레소토 왕국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다. 지니계수가 0.7에 달한다. 지니계수란 경제적 불평등 즉 소득 불균형을 계수화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고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통상 0.4를 넘으면 불평등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는데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39다.

남아공의 사회적 갈등은 하루이틀 이어져온 것이 아니다. 경제난은 30년간 이어져 왔고 OECD 통계에 따르면 남아공 인구 절반 이상이 반곤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업률은 34%에 이른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이 같이 쌓인 분노와 절망감에 기름을 부었다. 장기간 이어진 방역과 봉쇄 조치로 인해 경제난은 더 심해졌고 버티다 못한 시민들이 폭동에 나섰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도 근본적으로는 빈부격차에 원인이 있다. 브라질 국민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여준 무능과 부패에 분노하며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데 배경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난과 실업률에 있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브라질의 지니계수는 0.524로 189개국 가운데 9위에 올랐으며 최소 2000만 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쿠바 역시 마찬가지이며 페루와 칠레 등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갈등은 물론이고 정치적 혼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취해지고 있는 방역규제는 자유로운 이동 등 기본권까지 박탈하면서 필연적으로 갈등과 분노, 급기야 폭동까지 촉발하고 있다. 

 

◇지니계수 클수록 코로나 피해 가중…선진국도 민낯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개발도상국 혹은 의료시스템이 낙후된 곳만 입은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미국이다.

미국의 지니계수는 2017년 기준 0.390으로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다. OECD(경제개발계획) 기준으로도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의료보험 미가입자는 2750만명으로 나타났다. 부유층은 가장 선진적인 의료 혜택을 받지만 빈곤층은 고액의 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17세 고교생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당했고 이 소년은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첫 미성년자로 기록됐다. 미국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특히 수조원의 달러를 찍어내며 경기 부양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이지만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미 연준 옆 수십개에 달하는 노숙자 텐트촌은 현재 미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에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의 여러 국가 중 코로나19로 많은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영국인데 영국의 지니계수는 2018년 기준 0.366으로 미국의 바로 아랫 순위다. 

 

◇더욱더 커지는 빈부격차…저소득층 위기에 사회적 갈등 가중 우려

문제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동과 분노 표출, 시위가 이제 시작점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 부호 10명의 자산은 지난 1년간 4130억달러(474조 6196억원) 늘었다.

그 사이 기본적인 식량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인구는 크게 늘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지난 9일 발표한 '기아 바이러스 대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억5500만명이 올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0만명이나 많은 수치다.

이 중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인구는 52만명에 달하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8만4500명보다 6배 늘어난 수치다. 국가별로도 앞서 언급된 빈부격차가 심각한 브라질, 인도, 남아공에서 특히 빈곤층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난이 심각해질수록 빈부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 연례 부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 2021)를 발표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 진단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자산을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오히려 더 큰 혜택을 받았다"며 추가적인 사회적 갈등을 우려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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