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연한 한일 외교…'과거는 관리하고 협력은 키워 간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강조…과거사 언급 자제

셔틀외교 재개 의지 재확인…한미일 공조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처음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주창해 온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회담에서 한일 외교의 기본틀을 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정상이 '셔틀 외교' 재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치중하기보다는 양국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실용적인 한일 관계가 형성될 전망이다.

 

한일 첫 정상회담 개최…李 대통령 '실용외교' 강조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이시바 총리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30분간 첫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양 정상은 한일 간 협력 심화와 한미일 공조를 지속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으는 한편, 지난 9일 통화에 이어 셔틀 외교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실용외교'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도 한다"며 "마치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차이들이, 또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으로 조금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주창해 왔다. 대일 관계에서도 과거사와 앞으로의 협력 관계를 별개로 보고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통령 선거 중이던 지난달 26일에는 SNS를 통해 "일본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외교 방향성을 밝혔다.

 

과거사 문제 언급 자제…"덮자는 게 아니라 협력 저해 않도록 관리"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과거사 언급은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란 말이 나오긴 했지만 쟁점 위주로 과거를 얘기한 게 아니고, 과거의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가고 협력의 문제를 더 키워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꾸려나가자는 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사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를 덮어두자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라며 "과거 문제는 과거대로 논하되, 과거 문제가 현재와 미래 협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잘 관리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앞으로 양국 정상 간 만남이 많아지고, 상호 협력도 활발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여전히 협력 관계로 나아간다는 데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주어졌고 한일관계의 좋은 출발점이었다"며 "서로의 방문에 아주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서로 오가는 일이 빈번하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정상회담에서 한일협력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조와 북한 문제 등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자는 데에 뜻을 모은 것도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첫 정상통화에 이어 첫 정상회담에서도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외교 기조로 꼽는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지점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 대통령, 이시바 총리 모두 한일 관계 발전에 공감대가 있다"며 "한일 관계의 일관성, 연속성 부분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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