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UW교수, 연방백신자문위원회에서 전격 해임됐다

연방 보건부, 백신 자문위 전면 교체…전문가들 “공중보건 신뢰 무너질 위기”

케네디 장관, 코로나백신 회의론자 대거 임명…“근거 기반 정책 사라질 우려”


연방 보건부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기존 위원 전원을 전격 해임하고, 백신 회의론자들을 포함한 새로운 인사들을 대거 임명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중국계 워싱턴대(UW)  교수도 전격 해임된 것으로 파악됐다.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부 장관은 최근 ACIP 기존 위원 17명을 모두 해임하고, 새로운 위원 8명을 발표했다. 새 위원 중에는 코로나19 백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PR에 따르면, 일부 위원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관련 음모론으로 주목을 받은 인물들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사협회(AMA)는 “기존 위원을 복귀시켜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 해임된 위원 가운데 한 명인 UW 의대 헬렌 추 감염병 교수는 12일 기자회견에서 “ACIP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하고, 접종 대상과 비용 효과성 등을 판단해 국가 권고안을 만드는 중요한 기구”라며 “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보험사나 정부가 백신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추 교수는 “그동안 ACIP는 독립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결정을 내려왔다”며 “이런 구조가 해체되고, 특정인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위원회로 대체된다면 국민은 더 이상 이를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향후 연방 단위의 백신 권고 체계가 무너지면, 주(州)마다 서로 다른 백신 정책이 난립하는 ‘혼란의 시대’가 올 수 있다”며 “워싱턴주는 다행히 전문가 중심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모든 주가 그렇지는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퍼티 머리 상원의원은 새 위원 중 일부 인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로버트 말론 박사는 최근 남부지역 홍역 사망을 축소해 말했으며, 코로나 백신 접종은 ‘최면 효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며 “이런 인물이 백신 정책에 발언권을 갖게 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케네디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현재 백신 접종 일정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주 새 위원회가 기존 접종 일정에 대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 교수는 자신이 ACIP 위원으로 임명되는 데 2년이 걸렸으며, 지원서 접수부터 자격 검토, 이해충돌 여부 확인 등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반면 케네디 장관은 새 위원들의 검증 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보건부 보도자료를 통해 “새 위원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공정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정부의 과학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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