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도 반이민단속 시위 충돌 빚어져...8명 체포돼

11일 칼 앤더슨 공원서 경찰과 충돌, 미국 국기 소각도

연이틀 시위…경찰 "돌·폭죽 투척, 레이저 공격까지"


반이민단속 시위가 시애틀에서 이틀째 벌어져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과격 시위 양상으로 치달아 모두 8명이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11일 밤 시애틀 도심에서 격렬히 전개됐다. 수백 명이 참여한 시위는 밤새 이어졌고,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폭죽이 터지고 돌과 시멘트 조각이 투척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경찰은 군중 해산을 시도하며 최소 8명을 체포했다.

이날 시위는 오후 7시께 캐피틀 힐의 캘 앤더슨 파크(Cal Anderson Park)에서 시작돼 시내 중심가로 이동했다. 시위대는 6번가와 세네카 스트리트를 점거한 뒤 남쪽으로 이동하며 3번가와 매리언 스트리트에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시애틀 경찰은 “오후 10시께 일부 시위대가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면서 상황이 격화됐다”며 “화재는 소방당국이 진화했으며, 이후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돌, 병, 시멘트 조각 등을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10시 20분경 경찰은 연방청사 인근에 모인 시위대에 해산 명령을 내리고 남쪽과 서쪽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밤 11시께 경찰이 연방청사 인근 시위대를 분산시키자, 시위대는 다시 1번가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며 모든 차선을 막았다. 연방청사 외벽에는 시위대가 남긴 낙서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경찰이 군중 제어를 위해 플래시뱅(충격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시민들이 폭발음에 놀라 도망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시위대 측은 이번 행동이 전국적인 반이민 시위와 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 주최자 테일러 영(Taylor Young)은 “로스앤젤레스의 투쟁이 이곳 시애틀 시민들을 거리로 불러냈다”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한편,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ICE의 전술부대가 시애틀에 배치된다는 소문이 있으나, 공식 통보는 받지 못했다”며 “주법에 따라 우리는 ICE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법을 어기는 사람만 체포한다. 시위는 시민의 권리”라며 시위의 평화적 진행을 당부했다.

이날 시위에 앞서 시애틀 이민법원은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고, 예약자만 출입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루 종일 법원 앞에서는 소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이번 주말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에 맞춰 전국적으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예고돼 있으며, 시애틀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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