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신규주택 인허가 간소화 추진… 디자인 심사 대폭 축소

해럴 시장 “객관 기준으로 안전한 건축에 집중… 불필요한 지연 없앤다”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 인허가 절차 중 하나인 ‘디자인 심사(Design Review)’를 대폭 간소화하는 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워싱턴주에서 통과된 주택 관련 법률을 이행하기 위한 임시 조치로, 시의회는 올해 안에 영구 법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디자인 심사는 건축물의 외관,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을 평가하는 절차로, 최대 몇 달씩 프로젝트 일정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해럴 시장은 “이제는 안전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주택에 집중할 때”라며 “객관적 기준을 통해 지연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 대규모 주거 프로젝트만 디자인 심사를 받으며, ▲도심지와 소규모 주택은 심사에서 면제된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및 저소득층 포함 민간개발 주택은 기존 면제 조항이 유지된다.

심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회의는 1회만 진행되며, 건축물은 미리 정해진 객관적 기준에 따라 평가받게 된다. 지역별로 흩어져 있던 8개의 디자인 심사위원회는 14명 규모의 단일 위원회로 통합된다.

이 같은 변화는 시애틀이 최근 도심 호텔·연구소·주택 등에 대해 2027년까지 디자인 심사를 면제하기로 한 결정과 궤를 같이 한다.

건설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킹·스노호미시 건설업협회 파커 도슨 정책이사는 “이번 개정안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도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개발업체 콘플루언스의 파트너 캐머런 맥키넌은 “심사 위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설계를 조정하느라 본래의 디자인 방향이 왜곡되곤 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프로젝트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와 자재·노동비 증가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고려할 때, 디자인 심사 간소화만으로 주택공급이 급격히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내놓고 있다.

이번 법안은 시의회 주택위원회의 캐시 무어 의원이 떠나고 마크 솔로몬 의원이 합류하는 시점과 맞물려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솔로몬 의원은 최근 해럴 시장의 주택 공급 확대안에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애틀의 주택 건축허가 신청은 급격히 줄었다. 올해 1분기 신규 주택 허가 신청은 3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0건) 대비 크게 감소했다. 팬데믹 직후였던 2021년 1분기(7,000건)에 비하면 9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이번 법안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워싱턴주 및 시애틀시의 광범위한 주거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향후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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