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고교생 졸업식장서 "여긴 미국이다. 영어로 시작해야"

파스코 고교 졸업식서 스페인어 사용 두고 파문


워싱턴주 중부 트라이시티스에 있는 파스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한 학생이 “이곳은 미국이다. 영어로 시작했어야 했다”고 공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생의 발언은 졸업식 환영사를 스페인어로 시작한 교장에게 겨냥된 것이었다.

논란은 지난 7일 열린 파스코 고교 졸업식에서 벌어졌다. 동영상에 따르면, 졸업생 중 한 명이 단상에서 마이크를 들고 “This is America. You should’ve started with English.”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발언은 행사 시작 당시 베로니카 마차도 교장이 환영사를 스페인어로 먼저 낭독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파스코 교육구는 다음날 성명을 통해 “이번 발언은 우리 교육구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으며, 졸업식 분위기를 해치는 유감스러운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교육구는 이번 주 내로 해당 학생과 가족, 그리고 관련 학생 및 교직원들과의 면담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해당 발언 장면은 교육구 공식 영상에서는 편집됐고, 이후 영상 자체도 삭제됐다. 그러나 참석자가 촬영한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지역사회에서는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파스코 고교는 전체 학생의 80% 이상이 히스패닉계이며, 지역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영어 외의 언어를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교육구는 워싱턴주내 최대 규모의 이중언어(Dual Language)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영어 외에 스페인어와 러시아어로도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위원회 아만다 브라운 이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학생과 가족은 소속감을 느껴야 하며, 언어와 문화는 학교 안에서 존중받아야 한다”며 “언어는 정체성을 표현하는 강력한 수단이며, 이번 졸업식에서의 스페인어 사용은 이 지역의 이중언어 학생과 가족을 기리는 중요한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학생의 의견 표현은 존중하되, 그 방식과 메시지는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생이 징계를 받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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