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서북단 벨링햄이 ‘슬로싱햄’으로 바뀐다고?

주민들, 봉제 나무늘보 도로변 설치 놓고 당국과 싸워 승리 


워싱턴주 국경도시 벨링햄이 ‘슬로싱햄’으로 바뀌고 있다.

벨링햄 진입 직전 1마일 지점의 I-5 고속도로변 125피트 전나무 꼭대기에 대형 봉제 슬로스(나무늘보)가 나뭇가지에 앉아 벨링햄으로 향하는 운전자들에게 오른팔을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밤에도 볼 수 있도록 조명시설까지 돼 있다.

주민들이 ‘슬로시’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이 나무늘보 인형은 지난달 벨링햄 다운타운의 한 간이커피숍 지붕에 나타난 데 이어 여러 업소의 간판에 등장했고 자동차에 스티커로도 붙었으며 슬로스를 그린 T-셔츠도 불티나게 팔린다.

슬로스가 벨링햄에 처음 나타난 것은 1년여 전이다. 누군가가 8피트짜리 봉제 슬로스를 70피트 나무에 설치하자 주 교통부가 지난 3월 철거했다. 운전자들의 주의력을 분산시켜 사고를 유발시킨다는 이유였다. 수 주일 후 또 다른 슬로스가 같은 장소에 등장했지만 역시 교통부가 잽싸게 철거했다. 주민들의 불만이 비등했다.

최근 I-5 고속도로 변 125피트 전나무 꼭대기에 세 번째 슬로시가 등장하자 교통부 당국자는 이를 철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I-5를 전편 차단하고 250피트 사다리 소방차를 동원하는 등 1만달러 가량의 경비가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철거반대 목소리가 작용했다며 환영하고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많은 사람이 모르는 이 슬로스 마스코트의 창안자는 벨링햄 토박이인 셰이 루미스 여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녀는 만사는 기다려준다며 “슬로스가 느리게 살며 자기 시간을 가질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아파트 방을 봉제 슬로스로 메운 그녀는 일부 제품을 업소와 지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타임스에 밝혔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