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암벽등반 추락사고로 3명 사망해

노스캐스케이드 암벽 등반 사고로 시애틀지역 주민 3명 참변

장비 고장으로 400피트 추락…생존자 1명은 중상 입고 스스로 탈출


시애틀지역 주민 3명이 주말 동안 워싱턴주 노스캐스케이드에서 암벽 등반 중 추락해 숨졌다. 이들은 오카노건 카운티내 마자마 인근 노스 얼리 윈터스 스파이어(North Early Winters Spire) 부근 급경사 협곡에서 암벽 등반을 하고 하강하던 중 장비 고장으로 400피트를 추락해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카노건 카운티 셰리프국은 13일 성명을 통해 “36세, 47세, 63세의 남성 등반가 3명이 숨졌으며, 이 중 두 명은 렌튼, 한 명은 벨뷰 주민”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시애틀지역 한인들도 암벽 등반을 많이 하는데 희생자들이 한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등반에 참여했던 네 번째 남성은 내부 출혈과 외상성 뇌손상을 입었으나 극적으로 생존했다. 그는 11일 오전 11시30분께 워싱턴패스 동쪽 트레일헤드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뉴헤일럼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해 구조 요청을 했다. 현재는 시애틀 하버뷰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등반팀은 ‘얼리 윈터 쿨루아르'(Early Winter Couloir)라 불리는 눈과 얼음이 섞인 협곡 구간을 오르다 기상 악화를 감지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이 경로는 북과 남쪽 스파이어 사이를 가로지르는 고난도 혼합 등반 구간으로, 등반 기술뿐 아니라 아이스 툴과 로프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북캐스케이드 마운틴 가이드 소속 조슈아 콜 대표는 “이런 알파인 루트는 계절은 물론 하루 중 시간에 따라도 위험성이 달라진다”며 “경험 많은 등반가라도 예측과 실제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10일 밤에서 일요일인 11일 새벽 사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팀 크리스티나 우드워스 팀장은 “등반가들이 약 200피트의 수직 절벽을 떨어진 뒤, 경사진 지형을 따라 200피트가량을 더 굴러 떨어졌다”고 밝혔다.

네 명 모두 동일한 앵커 포인트(고정 장비)에 묶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등반 안전 지침상 권장되지 않는 방식이다. 수사팀은 이들이 기존 설치된 고정장비를 사용했는지, 직접 설치한 장비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우드워스 팀장은 “현장 조사 결과, 암벽에 고정된 피통(piton)이 암석에서 뽑혀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 피통은 수십 년 전에 설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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