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UW세미나 큰 관심 끌었다
- 25-04-20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이지은 교수 ‘한강과 역사쓰기’주제로
<소년이 온다> <흰> 위주로 ‘역사와 기억 사이, 인간 존엄’탐구
워싱턴대(UW) 한국학센터(소장 하용출 교수)가 한국 한강 작가의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세미나가 큰 관심속에 열렸다.
지난 11일 UW 톰슨 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의 강사는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한국어문학과 이지은 교수가 맡았다. 한국의 연세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한강과 역사쓰기’란 주제를 통해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와 한국 현대사, 그리고 문학이 담아낼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고통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나눴다.
이 교수는 한국 근현대 문학, 젠더와 기억, 탈냉전 이후 문학을 연구해온 학자로, 이날 강연에서 한강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Human Acts)와 <흰>The White Book)을 중심으로 그녀의 문학이 어떻게 집단적 트라우마와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는지를 조명했다.
이 교수는 <소년이 온다>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첫 번째 역사소설이자, 기존의 남성 중심 역사 서사에 대한 여성 작가의 새로운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소설의 주인공 소년의 시선과 유령의 목소리를 통해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은 “공식 기록이 아닌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들로 진실을 말하는 새로운 역사 쓰기”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방식을 ‘디스메모리’(dis-memory) 즉 “완전한 재현 대신 상실과 부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억의 형태”로 설명하며, 이러한 서사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잔혹함이 동시에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개된 <흰>(The White Book)은 한강이 태어나기 전에 죽은 언니에 대한 상상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교수는 “이 책은 몇 줄짜리 단편 문장들로 구성돼 있어 시와 산문, 명상록의 경계를 넘나든다”며 “역사적 트라우마가 아닌 개인적 상실의 기억이 오히려 보편적 감정에 닿는다”고 강조했다.
책 속에서 반복되는 “하얀 것들” 즉 소금, 백포도주, 눈, 갓난아이의 옷 등은 한국 사회에서의 순결과 죽음, 기억의 상징성을 시적으로 녹여낸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문학은 종종 고통과 트라우마를 다루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문학’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소년이 온다>의 등장 인물들은 살아남았지만 영혼이 없는 존재처럼 묘사되며, 반대로 죽은 소년의 목소리는 살아있는 자들의 책임과 도덕적 감각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한강의 문학은 특정한 시대와 국가를 넘어선, 보편적 인간성에 대한 탐구”라며 “우리가 듣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목소리들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실에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UW내 학생과 강사진은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한인 문학 애호가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효경 UW동아시아동서관 관장과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박보라 회장과 김용주씨, 이매자 소설가, 류혜자, 남궁요설, 줄리 강, 신경림, 윤주찬씨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세미나는 UW한국학센터 소장인 하용출 교수와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조희경 교수는 “앞으로도 한국 문학과 역사를 잇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이민자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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