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장례식 갔다고…레바논인 美교수, 비자 취소·입국 금지

알라위에 브라운대 교수, 보스턴 공항으로 입국하려다 구금돼

법무부 "30년 동안 헤즈볼라 나스랄라 사진 휴대폰에 간직"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교수가 비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레바논 헤즈볼라 전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브라운대 조교수이자 신장이식 분야 전문가인 레바논 국적의 라샤 알라위에(34)는 지난 13일 미국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으로 입국하려다 구금됐다.

국토안보부는 알라위에가 지난 2월 레바논을 방문하던 중 레바논 헤즈볼라 전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점을 추방 근거로 들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 트리샤 맥라플린은 알라위에가 세관 및 국경보호국 직원들의 심문을 받았을 때 나스랄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맥라플린은 성명을 통해 "미국인을 죽이는 테러리스트를 미화하고 지원하는 것은 비자 발급을 거부할 근거가 된다"며 "이것은 상식적인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국토안보부는 알라위에가 나스랄라의 장례식에 참석한 것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지난해 컬럼비아대에서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의 영주권이 취소된 이후, 미국 비자를 소지한 외국 국적자가 또다시 추방된 것이다.

알라위에 추방 근거가 담긴 미 법무부 문서를 확인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알라위에는 지난 30년간 나스랄라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보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 문서에는 "알라위에는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종교적, 영적 가르침 때문에 나스랄라를 따른다"고 기재됐다.

알라위에는 2018년 외국인 유학생 비자인 J-1 비자로 입국해 오하이오 주립대와 워싱턴대에서 의학 펠로우십을 거치고 예일대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이후 지난 11일 고숙련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H1-B 비자를 받았으나, 6년 만에 레바논에 있는 가족들을 만난 뒤 미국으로 돌아오던 중 13일 공항에서 붙잡혔다.

알라위에의 소식이 알려지자 브라운대가 있는 로드아일랜드주(州) 주 의사당 밖에서는 100명 이상의 시위대가 모였다.

브라운대 학생 카이 블레이즈는 연설에서 "우리는 추방, 인종 차별,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지역 사회 구성원인 라샤뿐만 아니라 마흐무드 칼릴과 같은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사용된 파시스트 국가 테러에 반대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