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조중단에 세계 결핵 확산 우려…벌써 3600명 추가사망

WHO "힘들게 이뤄온 결핵 성과 위험 처해"

아프리카 등 결핵 확산 시 美 유입 가능성도 높아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원조 삭감으로 인해 결핵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WHO 글로벌 결핵 및 폐 건강 프로그램 책임자인 테레자 카새바 박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즉각적 행동이 없으면, 지금까지 힘들게 이뤄온 결핵 관련 성과가 위험해진다"고 밝혔다.

결핵은 전염병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다. WHO에 따르면 2023년에는 125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했으며 1080만 명이 결핵을 앓았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결핵 치료를 위해 매년 2억 5000만 달러를 제공해 왔다. 이는 전체 기부금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WHO는 미국의 지원 삭감으로 인해 질병에 취약한 18개국,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이 치명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산하 기구로 결핵 박멸을 목표로 하는 '스탑 TB 파트너십'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이후 USAID 자금 중단으로 인해 3600명의 추가 결핵 사망자와 6400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에서 결핵이 확산하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로 지난 1985~1992년 미국에서 결핵이 다시 유행했던 시기는 결핵 통제 프로그램이 삭감되고 세계적으로 결핵아 확산하던 때와 겹쳤다.

에모리대 롤린스 공공보건대학원의 케네스 카스트로 교수는 "나는 해외에서 일하다가 귀국하면서 결핵을 옮겨온 은행가나 실리콘밸리 출신 사람들을 안다"며 "전염병은 국경도 없다는 게 문제며, 우리의 노력이 국경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0일 USAID 폐쇄와 원조 삭감을 둘러싼 정치적·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USAID 프로그램의 83%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USAID에서 해고된 공무원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대법원이 지난 5일 USAID 및 국무부가 인도주의 단체에 계약한 약 20억 달러(약 2조 89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USAID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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