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지원 중단' 강수…젤렌스키 광물서명 받고 종전협상 직진

트럼프 "더는 안참아" 젤렌스키 비난…'종전 도움 여부' 검토 위해 지원 중단 지시

젤렌스키, 안보보장 중요하다면서도 "美 지원 절실" 호소…광물협정 체결 재추진 전망

 

'백악관 정상회담 파국'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 압박에 이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일시중단 카드를 꺼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불러들여 광물협정에 서명하게 하고 당초 계획대로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가속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더 못 참는다"는 트럼프…'군사지원 중단' 강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충돌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을 중단시켰다고 로이터 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역시) 평화라는 같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의 지원이 (종전) 해결책에 기여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시 중지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평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였다고 판단할 때까지 모든 군사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지 않은 모든 미국산 군사 장비의 지원이 중단되며 여기에는 항공기 및 선박을 통해 운송 중이거나 폴란드에서 대기 중인 무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군사 지원 중단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는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이 매우 멀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것은 젤렌스키 최악의 발언이며, 미국은 이를 더 참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 사람은 미국의 지원이 있는 한 평화가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의 지원이 계속되는 한 젤렌스키는 미국이 중재하는 종전 협정에 지금처럼 부정적일 것이라는 의미로, 미국이 군사 지원을 중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전날(2일) CNN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우리를 상대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거래를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도 NBC 인터뷰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젤렌스키가 정신을 차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아니면 그 일을 위해 누군가가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미국 지원 절실…광물협정 서명 준비"

 

트럼프와 거칠게 충돌한 뒤 미국을 떠났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층 누그러진 태도로 미국의 지원이 여전히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더는 참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글이 올라온 이후 미국의 지원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선 실질적인 외교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평화로 가는 길에서 미국의 지원을 매우 바라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평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진정한 평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다"며 "11년 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이 부족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돈바스 전쟁을 시작할 수 있었고, 안보 보장이 부족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전면 침공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인 2일에는 런던에서 열린 긴급 유럽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고, 미국도 준비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광물협정 체결 의지 여전…"희토류 필요"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불발됐던 '광물협정'을 다시 추진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대만 TSMC의 대미 투자계획 발표 후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광물협정 협상이 이제 죽은(dead) 상태인가'라는 질문에 "아닐 것 같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는 이것이 우리에게 큰 거래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임 대통령인) 바이든이 어리석게도 3500억 달러를 싸우려고만 노력하는 나라에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러고 나서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그 돈이 없어지지 않았더라면, 그만큼 빨리 미국 해군을 재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모든 것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반도체를 비롯해 그 밖의 모든 것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희토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트럼프는 "아마 내일 밤에 그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4일 밤 9시(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 예정된 미 의회 연설에서 광물협정과 관련한 새로운 발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협상 재개를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젤렌스키가 더 미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그들과 함께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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