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멕에 관세횡포, 美소비자 피멍…맥주·채소·車 다 오른다

25% 전면관세로 美 수입맥주 4~12% 인상 전망…채소·과일 절반 이상 멕시코산

美 수입차 중 멕시코산 최다…GM·포드 트럭가격 3000불 이상 상승 가능

 

4일(현지시간) 발효되는 미국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부메랑이 되어 미국 소비자들의 식료품, 맥주, 자동차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관세로 인해 자동차는 평균 3000달러 이상, 맥주 가격은 최대 12%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같은 북미국가로 미국과 경제적으로 깊이 연결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맥주에서 베리류, 브로콜리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식재료와 음료의 가격이 놀랄 만큼 인상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보통의 미국인이 사용하는 사실상 모든 종류의 물건을 만든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의 88%를 제조한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부 장관은 25% 관세가 포드나 GM 트럭의 가격표에 약 3000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의 분석가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로 인해 차량당 평균 3125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 미국 식탁에 오르는 토마토, 베리, 피망, 오이, 브로콜리도 많은 양이 멕시코산이다. 미국 수입 과일의 약 절반과 수입 채소의 3분의 2가 멕시코에서 오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맥주 대부분은 멕시코산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이 마시는 모든 맥주의 약 18%가 수입품인데, 수입 맥주의 80%는 멕시코산이다.

2023년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에스페셜은 달러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산 맥주가 되었다. 분석가에 따르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모델로나 코로나와 같은 맥주 브랜드의 가격을 4~12%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가격 인상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멕시코 맥주는 미국의 아이다호, 몬태나, 노스다코타의 보리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농부들은 2000년 이후로 맥아 보리(맥주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의 총수출이 약 3배로 늘어난 것을 기뻐했는데, 그 중 무려 97%가 멕시코로 갔다. 미국에서 멕시코 맥주가 더 비싸지고 판매량이 줄면 미국 내 보리 농가에 타격이 될 수 있다.

모델로 에스페셜이나 코로나 맥주는 멕시코 브랜드지만 이들을 만드는 양조장은 뉴욕에 있는 알코올음료 제조업체 컨스털레이션 브랜즈가 소유주인 것도 사태를 복잡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이 컨스털레이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차량 절반 이상을 미국 내에서 제작하는데, 그 나머지인 수입차는 멕시코가 가장 많이 완성차 형태로 수출한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테슬라조차 멕시코산 부품과 구성품이 약 20%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자동차 가격은 코로나19 당시 부품 대란을 겪으면서 급등했다. 평균 가격은 약 4만4000달러(약 6400만원)로 2019년 이후 25% 상승했다. 여기에 관세 영향까지 추가되면 비용 측면에서 약 3125달러가 추가될 것으로 JP모건은 추산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가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일부는 자동차 구매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와 미국의 무역은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이후 번창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는 2020년에 이 협정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하고 노동 보호를 강화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대체했다.

이들 협정을 바탕으로 캐나다는 미국에 원유를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자동차와 기계, 목재와 시멘트를 팔아왔고 멕시코는 맥주나 농산물과 자동차 외에도 냉장고, 자동차 부품, 컴퓨터, 비행기 및 의료 기기를 제공해 왔다. WP는 "트럼프가 USMCA를 협상하고 '미국이 체결한 역대 최고이자 가장 중요한 무역협정'이라고 했으면서도 이번 관세를 통해 이를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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