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누가 내 이웃입니까?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누가 내 이웃입니까?              


필자와 신학대학원 동기 동창이었던 목사가 올림피아에서 목회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열정과 헌신으로 교회가 많이 부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에서는 이런 저런 루머를 만들어 쫓아내버렸습니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그는 LA로 이사를 하였고 그곳에서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창궐하였고 그때 코로나에 감염되어 그만 그 목사 부부는 함께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의지할 곳 없는 어린 자녀들만 남게 되자 주변에서 이를 딱하게 여기고 고펀드미를 통해 모금을 하였는데 실로 엄청나게 큰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부모는 잃었지만 자녀들은 그와 같은 따뜻한 사랑으로 미래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한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찾아와 물었습니다. “누가 우리들의 이웃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해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또 매를 맞아 거의 죽게 되었다. 그런데 제사장도 그것을 보고 그냥 지나쳐 갔고, 레위인도 그렇게 지나쳐 갔다. 그런데 그들이 인간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던 사마리아인이 그것을 보고 자신의 모든 경비를 털어 그 사람을 치료하고 또 주막으로 데리고 가 극진히 보살펴 주었다. 그런데 이 세 부류 가운데 네 생각에는 누가 강도 만난 이 사람의 이웃이겠느냐?”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그 율법사가 대답하였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그 때 예수님은 간단하면서도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라!”고 말입니다.

필자의 친구 목사는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목양하고 섬기던 성도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녀들을 도우기 위해 호주머니를 열어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준 사람들은 일면식도 없는 세상 사람들이었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은 교회의 소중한 직무를 맡은 제사장이나 레위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죄인이라고 무시하던 사마리아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Irony)하지 않습니까?

이 같은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이 마지막 때의 교회의 허상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사랑을 많이 말하고 옳은 길 옳은 삶을 주장하는 교인들이 오히려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불신자보다 더 인색하고 비판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웃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 말의 뜻은 이웃이 어려울 때 도와주어야 하고 이웃이 슬플 때 위로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에게는 불행하게도 이웃이 없습니다.

17세기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그의 저서 <Leviathan 리바이어던>에서 “인생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악하고, 잔인하고, 짧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웃이 없는 외로운 인간 삶을 고발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그 누구도 함께하지 못한 채 죽음마저도 쓸쓸하게 혼자 맞이하는 고독사의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집계치가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279명, 2021년 3,378명으로 증가했고 2022년 3,559명, 20233,669명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같은 통계는 이웃이 오늘 우리들에게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실제적인 수치입니다.

모세의 율법을 통하여서 하나님은 이웃에 관한 아주 강력한 명령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나는 여호와니라.”(레위기19:18)는 말씀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진정으로 복되게 살아가는 길이 무엇인지 이 같은 말씀으로 가르쳐 주셨던 것입니다. 

이웃이 잘 되어야 결국 우리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렇듯 더불어 살아가야 합니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면서 그렇게 서로서로 등을 기대고 비둘기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굳이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생이 짧고 외롭고 허무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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