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위 10% 고소득자 소비, 전체의 절반…"부자 의존 경제 심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택·주식시장 자산가치 상승 탓"

 

연봉 25만 달러(약 3억5700만원) 이상의 미국 상위 10% 고소득자가 전체 소비의 약 50%를 차지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분석을 인용해 연봉 25만 달러 이상을 버는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전체 지출의 49.7%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난 1989년부터 이같은 통계를 내왔는데, 당시 상위 10% 고소득자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에 그쳤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상위 10%의 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2023년 9월부터 1년간 고소득층의 소비는 12% 증가한 반면,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의 소비는 감소했다.

잔디는 "부유층의 재정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지출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으며,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층에 의존적"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고소득층의 소비력 상승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과 주식 시장 등 자산가치 상승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소득 상위 20%의 순자산은 2019년 말 이후 35조 달러(약 5경 원) 이상, 즉 45% 증가했다. 하위 80%의 경우 14조 달러(약 2경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뿐만 아니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자료에 따르면 소득 상위 5%는 1년 전 대비 해외에서 사치품에 10% 이상 더 많이 지출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데이비드 틴슬리는 "그들은 파리로 가서 고급 가방과 신발, 옷으로 가방을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일례로 델타항공의 최고경영자(CEO) 에드 바스티안은 올해 고급 여행에 대한 수요가 수익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고, 크루즈 회사 로열캐러비언도 역대 최고 예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할인 소매 체인 빅 롯츠는 지난 가을 파산 신청을 했고, 소매 유통기업 콜스와 할인 소매업체 패밀리 달러도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분석가 매슈 보스는 "사치품 관련 회사들과 가난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회사들 사이에는 극단적인 분열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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