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다이어트 신약 출시 전 재고 쌓은 릴리…"마운자로 품귀 교훈"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 재고 자산 7800억

오는 4월 글로벌 임상 3상 발표…국내 임상 3상도 '속도'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 출시 전 선제적 재고 확보에 나섰다. 일라이릴리가 주사형 비만 치료제 다음으로 '먹는 다이어트 신약'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사보다 한발 빨리 움직이는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지난해 연간 재무 보고서에 신약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한 출시 전 재고 자산을 5억 4810만 달러(약 7800억 원)로 기록했다.


통상 제약사들은 신약 승인 직전에서야 재무 보고서에 출시 전 재고를 포함한다. 일라이릴리의 오르포글리프론은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2년 전부터 미리 대량 생산을 시작한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앞서 주사형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해외명 젭바운드) 공급 부족 사태를 교훈 삼아 선제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출시 이후 줄곧 품귀 현상을 빚어왔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일라이릴리가 개발하는 첫 번째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다. 마운자로와 동일한 기전이나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기존 주사제 대비 편의성을 높여 더욱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임상 2상에서 당뇨 이외 비만 및 과체중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9㎏(8.6%)~13.3㎏(12.6%)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당시 대조군으로 설정된 위약 투약 환자들의 평균 체중 감소는 2.4㎏(2.3%)이었다. 당시 36주간 관찰 시점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은 최대 14.7%의 체중 감소 변화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라이릴리가 신약 출시 전 물량을 '자산'으로 기록하며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신약이 아직 판매 허가를 받지는 않았지만,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사전 생산된 재고의 비용을 자산으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는 경구형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라이릴리는 오는 4월 오르포글리프론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르포글리프론 국내 임상 3상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 시험 3건 중 2건은 올해 3분기 내 종료될 예정이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시험대상자 임상은 올해 6월 내,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비만 또는 과체중에 해당하는 제2형 당뇨병 성인 시험대상자에서 인슐린 글라진과 오르포글리프론을 비교하는 임상은 9월 내 종료를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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