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팔로워 머스크가 '좌표' 찍자 혐오 메시지 폭탄…"정부 비판 못해"

X서 시각 장애인 조롱한 머스크…"개인정보·팔로워 무소불위 권력"

전문가 "엑스 콘텐츠 기준까지 통제, '전례 없는 권력 불균형'"

 

최근 자신의 의견에 반대한 시각 장애인 전문가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등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 관료로서 전례 없는 권력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스크가 관료주의 감시단체 '정부 감시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시각 장애인 딜런 헤틀러-고데트를 최근 엑스 상에서 조롱 거리로 만들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조지 소로스가 자금을 지원하는 감시 단체의 맹인 감독관이 정부 낭비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를 보지 못한다고 증언했다'는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웃는 이모티콘과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조롱조로 읽히는 해당 트윗이 21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헤틀러-고데트의 계정으로 수십 개의 혐오적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머스크는 엑스에서 가장 많은 2억 17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한 사용자는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완벽한 변명"이라고 조롱했고 또 다른 사용자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맹인이 사기를 못 본다니, 쓰레기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 사람은 헤틀러-고데트의 은행 계좌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막대한 온라인 팔로워 수 △본인 소유 SNS에서 콘텐츠 기준을 정립할 수 있는 권리 △DOGE를 통한 개인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전례 없는 권력의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조안 도너번 보스턴 대학교 저널리즘 교수는 "머스크의 게시물은 '트리거 메커니즘' 역할을 해 그의 팔로워들이 목표물의 가족 정보를 찾아내거나, 사이버 공격을 하거나, 밤새도록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도록 유도한다"고 전했다.

라이언 칼로 워싱턴 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다"며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이 '복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기타 조하르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는 "머스크의 행동은 장기적으로 그에 대한 비판을 점차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공격 당할 것을 아는 상황에서 굳이 나설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SNS와 지지세를 활용한 머스크의 공격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엑스(당시 트위터) 인수 전이던 2018년, 한 기자가 머스크가 과학자들과 기자들을 공격했다고 쓰자 머스크는 "나는 과학을 공격한 적 없다. 너 같은 잘못된 저널리즘을 공격한 적은 있지만"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해당 기자의 이메일과 엑스 계정에 한동안 모욕성·성희롱성 메시지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엑스 인수 직후에는 회사의 전 신뢰·안전 담당 책임자 요엘 로스에 대해 "어린이가 성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근거없는 글을 게시했다. 로스는 각종 비난과 위협에 시달린 나머지 이사까지 했다.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산불이 났을 때 머스크는 여성·소수자 소방관 탓에 진화 작업이 늦어졌다는 근거 없는 비난을 가하며 그들의 이름·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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