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자2' 흥행 고무된 중국…"美 우선주의 캡틴 아메리카4 압도"

너자2 매출 2.4조 육박…"중국 관객 기대치 높아졌다" 자신감

 

중국 관영언론이 최근 중국에서 개봉한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캡틴 아메리카4)가 중국 관객의 기대를 총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혹평을 내놨다. 최근 중국 영화 너자2(나타와 마술소년의 바다소동)가 인기를 끌면서 자신감이 한층 올라온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중국 티켓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4의 전일까지 티켓 매출은 7639만위안(약 152억원)에 그쳤다. 반면 너자2는 17일까지 티켓 매출이 120억위안을 넘어서며 라이온킹에 이어 역대 영화 매출 11위까지 상승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캡틴 아메키라4의 중국 내 성적은 정치적 올바름(미국 내 PC주의)과 개인 영웅주의를 강조하는 마블의 철학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영화 시장과 양립할 수 없게 됐음을 보여준다"고 혹평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인 샘 윌슨의 매력이 전작 대비 부족하고, 흑인 영웅의 서사를 다문화주의에 적절하게 적용하려 했으나, 캐릭터 전개가 모호하다고 평가했다.

장펑 중국 난징사범대 부교수도 "영화 제작 수준 저하, 일관성 없는 줄거리 등으로 인해 전세계 관객들 사이에 미적 피로감이 만연해 있다"며 "중국 국내 영화가 부상하면서 관객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영화가 예전과 같은 수준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특히 마블 영화가 갖고 있는 '개인 영웅주의'라는 스토리가 중국 시장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으며 '슈퍼히어로 세계관'에 기댄 영화 소재가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는 너자2의 성공에 매우 고무적인 최근의 중국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마오옌은 현재의 추세로 봤을 때 너자2의 누적 매출액이 160억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전세계 영화 매출 4위 수준인 타이타닉과 비슷한 흥행을 하게 된다고 현지 언론은 덧붙였다.

중국인들이 너자2에 열광하는 데에는 중국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가 수준 높은 기술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외에도 미중 간 패권 경쟁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웨이보 등 SNS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천상계 심장부 '옥허궁'이 미국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연상한다고 입을 모은다. 옥허궁 신선들이 먹을 금단을 제조하는 연단로에는 미국 달러화 기호가 표시됐다. 영화 속 너자는 천상계의 부조리함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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