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주민들 "고향 파괴하고는 이제 떠나라니…차라리 죽겠다"

트럼프 강제이주·가자점령 구상에 격앙

이스라엘 국민은 '이주 찬성' 7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이주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국민 절대 다수가 이 같은 계획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시에 사는 마흐무드 바흐자트는 BBC에 "우리의 영혼이 그 대가라 해도 가자를 떠나지는 않겠다"며 "트럼프가 전쟁을 끝낸 것은 맞지만 우리를 쫓아낸다면 우리의 삶도 함께 끝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 자말랏 와디도 "미국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우리의 집을 파괴하도록 해놓고는 이제 와서 가자가 파괴됐으니 떠나라고 한다"며 "내 아이들의 몸에 단 한 방울의 피라도 남아 있는 한 이곳을 떠나지 않고 버티겠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으로 친인척 80명을 잃었다는 아부 피라스도 영국 가디언에 "이 곳을 떠날 바에는 여기서 죽겠다"며 "고향은 돈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의 격앙된 반응과 달리 이스라엘 국민의 73%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인종 청소'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인 정책 연구소가 이스라엘 내 650명의 유대교 성인과 200명의 아랍(팔레스타인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트럼프 대통령의 축출(이주) 계획이 적절하며 실현 가능하다'고 답했고 30%가 '계획은 지지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유대인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1990~2000년대에는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 이주를 지지한다는 이스라엘 국민의 응답률이 40~50%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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