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보름만에 트럼프 탄핵안 발의…"가자지구 인종청소 안돼"

민주당 그린 하원의원 발의…공화당 상·하원 장악해 통과 가능성 없어

1기 행정부에서도 탄핵안 여러번 발의해…민주당은 "개인 행동" 신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개발' 발언을 빌미로 그에 대한 탄핵안이 취임 보름 만에 발의됐다.

폴리티코,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알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본회의에서 "미국 대통령이 말하는 가자지구에서의 인종 청소는 장난이 아니다"라며 "어디에서든 불의는 모든 곳의 정의에 대한 위협이고, 가자지구에서의 불의는 미국에서의 정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제안하거나 이미 행한 비겁한 행위로 인해 그에 대한 탄핵소추를 제기할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킨 뒤 가자지구를 점령해 개발할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가장 비판적인 그린 의원은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소극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2017년 그가 발의한 탄핵안에 찬성한 민주당 의원은 193명 중 58명뿐이었다.

미국 대통령 탄핵은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조사와 의결을 거쳐 하원 전체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이후 상원에서 연방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탄핵 재판 절차가 진행된 뒤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대통령이 탄핵된다. 현재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그린 의원이 발의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민주당 지도부도 그린 의원에 대해 지도부와 조율하지 않는 평의원이라며 거리를 뒀다. 피트 아길라르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코커스의 초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토머스 제퍼슨, 해리 트루먼, 그리고 1981년 이후 재임한 미국 대통령 중 버락 오바마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부결된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 트럼프이고, 실제 탄핵안이 상원까지 통과한 적은 없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 표결 직전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의 대가로 당시 정적이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그의 아들 비리 의혹을 수사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2021년에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두 번 이상 통과된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둘 다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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