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주민 내쫓고 美 휴양지로 개발" 트럼프 구상에 중동 쇼크
- 25-02-05
'두국가 해법'서 더 멀어져…NYT "미군 투입 불가피한데 감당 가능한가"
이집트·요르단·사우디 등도 모두 부정적…하마스 "주민 추방 아닌 침략 종식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점령해 직접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동 정세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이주시키는 구상에 더해 미국의 점령까지 언급하면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인데, 미국의 기존 '두 국가 해법'과는 한층 더 멀어지는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없애기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자는 같은 사람들에게 재건되고 점령되면 안 된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take over)하고 소유(own)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 주민들이 돌아오길 원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신 우리는 가자 주민들이 살기 위한 다양한 기반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이 지역의 (기반을) 다지고 경제 발전을 창출할 것"이라며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와 주택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안보 부재를 메우기 위해 미군을 보낼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주변 요르단과 이집트 등에서 이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더해 강제이주가 이뤄진 가자지구에 미국이 직접 개입해 재건을 주도하면서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는 생각이다. 강제이주 구상만으로도 '인종 청소' 비판에 직면하는 등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리비에라는 '해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바닷가 관광지에 종종 붙여지는 이름이다. 트럼프는 이렇게 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살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의무라고 규정했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에서 내보내는 아이디어는 조국과 강제이주 문제로 여러 세대에 걸쳐 전쟁을 견뎌온 이 지역에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요르단 모두 대규모 가자지구 난민을 수용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정과 막대한 부담을 감안해 이를 원하지 않고, 또한 가자 주민들이 폐허 상황에서도 수년간 지켜온 자신의 터전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년간 가자지구를 통치해 왔고, 현재 가자지구에서 통제권 회복 작업을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즉각적으로 트럼프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이주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역내 혼란과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성명에서 "가자지구 내 우리 주민들은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한 것은 점령과 침략의 종식이지 이들을 그들의 땅에서 내쫓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NYT는 "미국이 가자를 점령하겠다는 제안은 사실상 미군을 (중동에) 투입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는 대답보다는 더 많은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미국의 중동 전쟁을 비판해 미국 내에서 정치적 권력을 잡은 현직 대통령의 발언으로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MSNBC는 트럼프가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 아랍 4개국의 수교를 이끌어낸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려고 하는데, 우선순위는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추방하려고 한다면 중동에서의 계획은 모두 수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제안은 "아랍 전역에 총격과 공포를 안겨줬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는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에서 자신의 계획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위해 이스라엘과의 정상화를 조건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기자회견 직후, 사우디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강한 성명을 발표해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구축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디의 입장은 확고하며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기 때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을 연대시켜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에 무릎 꿇리게 하고 동시에 역내 시아파 맹주 이란의 위협에 공동대응하게 하려고 했다.
MSNBC는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계획은 중동 내에서 인기가 없다"며 이집트와 요르단이 이 계획을 거부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인구 1100만명으로 자원이 많지 않은 요르단은 이미 20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수용하고 있고, 이집트는 자국 내 안보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의 이주 제안은 "이스라엘 내 가장 보수적인 정치인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도발적인 입장"에 해당한다면서, 이스라엘 이웃의 아랍 국가들에는 "가망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 미국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SNS 엑스(X)에 "그(트럼프)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며 "미국의 가자 침공은 수천 명 미군의 사망과 수십 년 중동 내 주둔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제이크 오친클로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현지 매체에 "(이번 제안은) 무모하고 비합리적"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2단계가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의 동기를 살펴봐야 한다"며 "항상 그렇듯, 트럼프가 정책을 제안할 땐 친족중용주의, 이기적 커넥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와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언급하며 "그들은 그곳을 리조트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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