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면 협상 해보자는 것"…中 보복조치에 담긴 메시지
- 25-02-04
시진핑 보복관세, 일부 제품만 적용…'반독점 조사' 구글, 중국 사업 이미 철수
"보복관세는 정상적인 패턴…테이블 앉기 전 협상력 확보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통해 중국에 부과한 10% 추가 관세가 발효되자 마자 4일 중국도 제한적이지만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에너지와 기술을 겨냥했다.
중국 정부는 4일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명령 발효 직후 보복 관세부터 반도체 소재 수출통제, 구글 반독점 조사를 포함한 일련의 대응카드를 빼들었다.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품에 1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원유, 농기구, 일부 자동차에 추가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반도체 생산핵심 원료에 해당하는 텅스텐, 텔루륨, 루테늄, 몰리브덴, 루테늄 관련 품목에 대해서는 수출이 통제된다. 미국 IT 대기업 구글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는다.
표면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의 위협에 맞대응을 꺼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가 관세 위협을 가했던 멕시코와 캐나다는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았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미국을 가장 위협하는 경쟁국이라는 점에서 관세 위협은 현실이다.
노무라증권의 나카 마츠자와 수석 거시경제 전략가는 로이터에 "중국을 공급망에서 차단하거나 경제적으로 압도하는 것이 트럼프 전략의 핵심 중 하나"라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큰 양보를 하지 않으면 트럼프 관세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관세, 수출 통제, 시장 접근 제한에 있어 보다 표적화된 접근 방식을 선택해 기본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자 생산자로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고 나티시스의 개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중국의 관세는 미국만큼 광범위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관세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적용되지만 시진핑의 대응은 석탄, LNG, 농기계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대응이 미국 기업과 경제에 실질적 피해를 입히기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의 위협에 순순히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부 단결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원유, LNG, 석탄과 같은 에너지 제품을 많이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관세 타격은 크지 않다. 또 반독점 조사를 받는 구글은 2010년 이후 중국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중국이 새로운 관세의 발효일을 10일로 정해 트럼프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분석도 있다.
UOB카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이사는 "미국 관세가 발효되자 중국이 또 다른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며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협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협상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역 협상 일정이 정해지면 또 다른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렁 이사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 이러한 불확실성과 잡음은 계속될 것이고 이런 잡음이 생기는 것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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