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불 비난한 트럼프, 캘리포니아 댐 개방으로 83억L 방출
- 25-02-04
트럼프 "6년 전 내 말 들었으면 화재는 없었을 것"
"건조한 여름에 쓸 물 부족 우려…불과 한시간 전 방류 통보 부적절" 지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물 부족 탓으로 돌리며 맹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댐 개방을 명령해 물이 대규모로 방류됐다.
CNN과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육군 공병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행정명령에 따라 캘리포니아가 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카웨아 호수의 테르미너스 댐과 석세스 호수의 샤퍼 댐에서 물을 방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부터 2일까지 3일 간 방류된 물의 양은 22억 갤런(약 83억L)에 달한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6년 전 그들이 내 말을 들었더라면 화재는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2일에는 "캘리포니아에 물이 흐르고 있다"며 "한때 텅 비었던 수로는 이제 아름답고 깨끗한 물로 가득 차 주 전역의 농부들이 LA로 향하고 있다"고 자찬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에 방류된 물이 모두 LA로 흘러들어가진 않을 것이며, 겨울철 우기에 방류돼 많은 양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수자원 정책 기관 퍼시픽 인스티튜트의 헤더 쿨리 연구 책임자는 "댐은 건조한 여름 때문에 저수지에 여분의 물을 저장하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여름철 농업은 물이 부족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칼라 네메스 캘리포니아 수자원국 국장은 물 방류와 관련해 주 및 지역 수자원 관리자들과 조율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 툴라레 카운티의 카웨아 강 물 관리 감독관인 빅터 에르난데스는 육군 공병대가 물 방류 한 시간 전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이곳에서 25년 동안 일했지만 이렇게 임박해서 통보를 받은 적은 없었다"며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트럼프는 이번 LA 산불 사태를 바이든 행정부의 물 관리 정책 탓으로 돌렸다. 그는 산불 피해가 컸던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소화전에 물이 부족했던 점을 강조하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와 관리 등 민주당 인사들이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물을 끌어오는 방안을 거부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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