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정책, 워싱턴주 산업이나 경제에도 직격탄

"보잉 등 항공산업과 농산물 수출 등에도 큰 타격 불가피"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워싱턴주 각종 산업에도 큰 타격일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명령에 따라 캐나다산 에너지(석유, 천연가스, 전기)는 10%의 낮은 관세가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시애틀시간 기준으로 오늘 밤 9시1분부터 발효된다.

워싱턴주는 미국 내에서 가장 무역 의존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수출과 수입이 활발한 만큼 이번 관세 조치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농업, 항공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들도 관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가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이자 협상 카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워싱턴주는 주요 수입국과 수출국 모두 영향을 받는 만큼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워싱턴주의 대표 산업인 항공 및 농업 분야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기 어려워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워싱턴대(UW) 경제학자 테오 아이커 교수는 "관세로 인해 소비자와 생산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무역을 활발히 하는 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석유의 60%가 캐나다산인 만큼, 휘발유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 또한 워싱턴주에서 사용하는 비료의 90%가 캐나다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농업계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워싱턴 곡물위원회의 케이시 춤라우 최고경영자(CEO)는 "비료 가격 상승분이 결국 농부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밀은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라 개별 농가가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주의 대표 기업인 보잉도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항공 컨설팅 기업 AeroDynamic Advisory 케빈 마이클스 대표는 "보잉의 계약에는 '관세 부담을 항공사에 전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거의 없다"며 "결국 보잉이나 협력업체가 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간 100억 달러 규모의 항공 부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 지역은 '랜딩기어(착륙장치) 산업의 중심지'로, 보잉의 787, 777, 777X 착륙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관세 부과로 인해 보잉은 이 부품을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하며,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멕시코의 경우, 최종 완제품이 아닌 판금(sheet metal), 단조품(forgings), 엔진 부품, 각종 항공기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들 부품은 여러 차례 국경을 넘나들며 가공되기 때문에 멕시코가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비용 증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클스 대표는 "항공 산업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처럼 통합되어 있는데, 관세는 그 흐름을 막는 혈전(血栓)과 같다"고 비유했다.

캐나다 등의 보복관세가 예고된 가운데 UW 공공정책 전문가 제이콥 비그도르 교수는 "보복 관세로 인해 곧 다가올 농산물 수확철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주는 2023년 한 해 동안 75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해외로 수출했으며, 추가적으로 110억 달러 규모의 타주생산 농산물을 재수출했다. 캐나다는 워싱턴주의 최대 농산물 수출국이다.

특히 워싱턴산 수산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023년 3억 2,100만 달러 규모의 어류 및 해산물이 캐나다로 수출됐으며, 중국과 멕시코 역시 워싱턴산 농산물과 육류, 곡물의 주요 구매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2억 700만 달러 규모의 워싱턴산 소고기를 수입했으며, 멕시코는 1억 9,900만 달러 규모의 워싱턴산 사과를 구매했다.

비그도르 교수는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보잉이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도 관세를 부과하면, 글로벌 항공기 구매 업체들은 보잉보다 에어버스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비그드로 교수는 "이번 관세가 단기간에 철회되더라도, 앞으로 4년 동안의 불확실성이 보잉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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