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오렌지주스 포기하자"…캐나다, 보복관세로 응전

트뤼도 총리 "155조원 상당 美 상품에 25% 관세 부과"

맥주, 와인, 위스키, 의류, 가전, 스포츠장비 등 포함

 

캐나다는 미국산 맥주, 와인, 위스키, 오렌지주스가 보복 관세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캐나다 제품에 대부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미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에너지는 10%)를 4일부터 시행하겠다고 행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대응이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는 1550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 원) 상당의 미국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제품에는 4일부터, 1250억 캐나다 달러(약 125조 원) 규모의 상품에는 21일 후에 관세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는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이라며 "관세가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이러한 관세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광물, 에너지 조달 및 기타 파트너십과 관련된 일부를 포함해 여러 가지 비관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의 보복관세 제품에는 미국 맥주, 와인, 위스키 뿐 아니라 트럼프의 고향인 플로리다주에서 생산되는 오렌지를 비롯한 과일과 과일주스도 포함된다. 또 의류, 스포츠장비, 가전제품도 관세목록에 들어간다.

트뤼도 총리는 "많은 국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게 될 것"이라며 "플로리다 오렌지주스와 같은 미국 제품을 다함께 포기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한 가장 큰 이익"이라고 호소했다.

2023년 캐나다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그해 캐나다 전체 수출에서 4분의 3에 해당하는 5500억 캐나다달러가 미국으로 보내졌다. 미국에 수출한 제품 가운데 에너지가 30%, 제조업이 15% 비중을 차지한다. 대미 수출이 캐나다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8%에 달한다.

이번 관세 문제로 캐나다는 정치적 위기에 몰리며 트뤼도 총리는 집권 자유당 내에서 리더십 경쟁에 직면했다. 트뤼도 총리는 낮은 지지율 속에서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되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야당인 보수당은 다음 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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