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LA 방문한 트럼프 "마치 폭탄 맞은 것 같지 않나"

정치적 앙숙 뉴섬 주지사 만나 재해지 시찰…"믿을 수 없다"

유권자 신분증 등 조건 앞세우던 트럼프 "연방정부는 100% 여러분 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극심한 산불 피해를 본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를 찾았다. 그는 재해지를 돌아보며 지역 지도자들과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CB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6분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LA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중 나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와 악수를 나눴다. 그는 캘리포니아를 방문하기 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허리케인 피해를 먼저 시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에게 "마치 폭탄에 맞은 것 같지 않냐"며 "우리는 문제를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 역시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방문 전까지만 해도 "무능한 경찰과 정치인들이 이를 어떻게 진압해야 할지 모른다"며 뉴섬 주지사를 비난했다.

공항을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소방관 및 주택 소유자들과 함께 산불로 폐허가 된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한 마을을 둘러봤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매우 슬픈 시기이지만 좋았던 점은 많은 주택 소유자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들 모두가 나에게 재건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현장을 돌아본 트럼프 대통령은 화재 비상 브리핑에 참석해 "얼마나 힘들고 파괴적인지 직접 보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캐런 배스 시장,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민주당), 영 김 하원의원(공화당) 등 지역 지도자들과도 만났다.

CBS뉴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금은 어떤 종류의 조건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걱정해야 할 유일한 부분은 연방 지원금이 재건 목적으로 사람들과 지역 사회에 전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공화당이 LA에 "수자원 관리 부실"과 "산림 관리 실수"를 이유로 대며 LA 산불 지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고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화당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나는 2가지를 원한다. 우선 캘리포니아 사람들을 위한 유권자 신분증을 원한다. 또 나는 물이 방출되기를 원한다"며 연방정부 지원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방문 후 그는 "연방 정부는 100%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곧 축하하기 위해 돌아올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한편 이달 7일부터 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LA 산불은 지금까지 17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만 채 이상의 주택과 건물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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