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해고하고 스트리밍·숏폼 강화…CNN의 트럼프 코드 맞추기

디지털 서비스 신규채용 확대…시청률 급감 돌파구 마련

트럼프 귀환 의식하며 진보 색채도 약화…"중립성 지향"

 

미국의 대표적인 뉴스채널 CNN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주력으로 내세웠던 케이블 TV 방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스트리밍 플랫폼, 숏폼 콘텐츠 등을 선보여 디지털 환경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전략이다.

특히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온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의식해 기존의 진보적 색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시청자층 확장을 노리는 모양새다.

 

스트리밍과 숏폼 도전하는 CNN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NN은 이날 TV 방송 부서에서 200명을 감원하고 데이터 과학자와 개발자 등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된 신규 직원을 같은 규모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크 톰슨 CNN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상반기 100명을 우선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이런 대규모 감원에 더해 올해 자사 TV 방송 서비스와 유사한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톰슨 CEO는 CNN이 올해 안에 음식과 피트니스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유료 구독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CNN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CNN 플러스'를 2022년 3월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을 철수하며 처참하게 실패한 바 있다.

이외에도 CNN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선보이는 세로형 숏폼 콘텐츠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현재 CNN은 숏폼 전용 플랫폼을 새로 출시할지, 기존에 출시된 자사 모바일 앱에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디지털 전환은 실존적 질문"

 

이처럼 CNN이 체질 개선에 나선 데에는 기존 케이블 방송 사업이 쇠퇴하고 시청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NYT는 "대선 이후 CNN의 프라임타임(황금 시간대) 시청률은 급락했으며 주요 경쟁사 중에서도 시청률이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CNN은 같은 진보 성향의 MSNBC에도 시청률 경쟁에서 밀렸으며, 라이벌로 꼽히는 우파 성향의 폭스뉴스에도 크게 뒤처졌다.

CNN의 디지털 조회수 역시 급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NN의 웹사이트 순 방문자 수는 2년 만의 역대 최저치인 9050만 명에 불과했다.

한때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CNN 웹사이트의 순 방문자 수는 1억755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톰슨 CEO는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 실존적 질문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라며 "확신과 규모를 가지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청자를 따라가지 않으면 우리의 전망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등판에 진보 색채도 약화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기존에 고수해 왔던 진보적 색채 역시 약화할 방침이다.

앞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그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취해왔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CNN을 대놓고 '가짜뉴스'라고 폄하하며 대립각을 세워왔고 2018년엔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의 출입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이후 크리스 릭트 전 CEO는 보수 성향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해 "편향적인 보도를 줄이겠다"며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

톰슨 CEO 역시 자사 기자들이 트럼프 2기를 취재하면서 선입견이 없어야 한다며 "뉴스 제작자를 유형화하는 것은 나쁜 저널리즘"이라고 중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NYT는 "일부 언론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습관적인 거짓말을 내보낼지 말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CNN은 실시간 사실 확인과 함께 그의 발언을 생중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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