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나치 단체들은 머스크 사진 공유하며 감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팔을 쭉 뻗는 '나치식 인사'로 물의를 빚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극우에겐 표현의 자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숄츠 총리는 "우리는 유럽과 독일에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억만장자라도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극우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감정적으로 받아쳤다. 그는 다른 사람이 올린, 포럼에서 연설하는 숄츠의 영상을 X에 공유하면서 "오아프 쉬츠를 수치스러워 하라"(Shame on Oaf Schitz)고 적었다. 얼핏 올라프 숄츠를 말한 것처럼 보이는 이 이름에서 'oaf'는 영어로 '멍청이'라는 뜻이고 쉬츠는 영어든 독일어든 아무 의미가 없는 단어다.

머스크는 독일 크리스마스 시장 테러 사건 후에도 숄츠 총리를 '무능한 바보'라고 불렀다. 머스크는 최근 독일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는 언사를 자주 해왔다.

그는 X를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주요 민주당 정치인들이 과거 한쪽 팔을 쭉 뻗은 사진 여러장을 올린 끌어와 게시한 뒤 "레거시 미디어는 완전 선동이다. 여러분이 이제 미디어"이라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모두가 다 히틀러'식 공격은 너무 진부하다('sooo' tired). 흠집내기라 해도 이보단 더 잘해야 한다"고 비아냥댔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오나치 지도자들은 머스크의 나치식 경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머스크가 자신의 신념을 지지했다며 감격해하고 있다.

호주의 네오나치 그룹 수장은 텔레그램에 "도널드 트럼프 화이트파워의 순간"이라는 제목과 함께 머스크 사진을 올렸다. 미 의사당 폭동을 일으킨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한 지부도 텔레그램에 그 순간의 영상을 공유하고 '하일 히틀러' 대신 '하일 트럼프!'라고 썼다.

머스크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축하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오른손으로 가슴팍을 한 번 퍽 치더니 대각선 위로 곧게 뻗었다. 그는 그 순간 "내 마음이 당신에게 간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군중의 함성을 듣고 돌아서서 비슷한 동작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