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D-1] 트럼프, 신제국주의 장착한 '미 우선주의'로 전세계 뒤흔든다
- 25-01-19
캐나다·그린란드·파나마 운하 소유욕…'팽창주의 예고'
중국 대한 견제라지만…"미국의 친구만 잃을 것"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두 번째 임기 기조는 1기 때와 같은 '미 우선주의'(America First)이면서 더욱 강화된 것으로 읽힌다.
기존의 동맹이나 다자 협력을 경시하고 미국의 이익만을 좇는 '고립주의' 접근법에다 적극적인 영토 확장을 추구하는 '팽창주의'가 가미 또는 대체된 형태로 분석되면서다.
이는 과거 강대국이 약소국을 억눌러 식민지로 만들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던 '제국주의'를 상기시킨다. 트럼프 2기의 미 우선주의는 이에 따라 '트럼프식 신(新)제국주의'로도 해석되는 분위기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일까지 19일(현지시간)로 단 하루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트럼프는 취임 직후 이러한 신제국주의 시각이 장착된 미 우선주의로 전 세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미 예고편을 보여준 상태다. 캐나다와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를 미국의 손에 넣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 그렇다.
캐나다는 엄연한 하나의 주권국가이고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의 섬이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소유권은 파나마 정부에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에 대한 욕심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는 캐나다를 두고 여러 차례 미국의 '51번째 주(州)'라고 불렀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주지사'라고 칭하며 조롱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면서 그 이유를 밝힌 것을 보면 트럼프의 '미 우선주의' 시각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한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은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라는 발언이 눈에 띈다.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운하 통행료가 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으로의 반환을 촉구했다. 그는 본래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이 미국 것이었던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통제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경제적 능력을 사용할 여지를 열어두는 언급을 해 굉장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린란드를 관리하는 덴마크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정치·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미국의 동맹국이란 얘기다.
파나마 또한 미국의 지원을 받아 독립한 만큼 미국과 가깝다. 즉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 관계도 서슴지 않고 군사력을 운운한 점이 논란거리가 된 것이다.
트럼프가 이처럼 과감한 '팽창주의·제국주의적 행보'를 하는 이유로는 중국이 꼽힌다. 미국에 대항할 세계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에서의 중국은 1기 때보다 강력한 '군사·경제적 적대국'으로 규정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촉구 때 파나마 정부와 중국 정부가 협력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견제는커녕 동맹 및 파트너 국가를 잃는 상황만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칼럼니스트 하워드 W. 프렌치는 "트럼프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섬(그린란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캐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서양 횡단 운하(파나마)를 통해 중국의 도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것은 역사적 변화의 방향과 흐름을 오해하는 거대한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미래를 위해 로봇과 자동화, 인공지능(AI), 우주, 녹색 에너지 등에 투자 중이라면서 "미국의 관심을 영토 쟁취에 돌린다면 이처럼 중요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렌치는 "더 나쁜 것은 미국이 친구와 이웃을 소외시킴으로써 국제적 명성과 권력의 가장 큰 원천 중 하나인 세계 질서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동맹의 가치보다 경제적 비용에 더 관심을 두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 후 한국이나 일본에도 방위비 분담금 상향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동맹의 가치를 더욱 낮추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낳게 하는 배경 중 하나다.
트럼프의 '영토 야욕'이 러시아와 중국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금까지 전쟁을 이어오고 있고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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