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산불, 새해 전날 불꽃놀이 화재가 재점화해 발생 가능성" WP

새해 전날 화재로 탄 곳과 팰리세이즈 산불로 연기난 곳 일치해

전문가 "화재 재점화했을 가능성 있어"…주민 "불꽃놀이 때문에 화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새해 불꽃놀이 때문에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일반 산불 사진과 위성사진, 영상, 소방 당국과 경찰의 무전 통신을 분석하고 여러 목격자를 인터뷰한 결과를 종합했을 때 새해 첫날 소방 당국이 화재를 진압했던 곳에서 팰리세이즈 산불이 시작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일 자정 직후 소방 당국은 퍼시픽 팰리세이즈 북동부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관을 출동시켰다. 화재는 처음에는 1.2~1.6헥타르 면적을 태웠고 바람도 약했지만 화재를 진압하는 데에 약 4시간이 걸렸다. 이날 오전 4시 46분 LA 소방국은 화재를 진압했고 재점화하는 일이 없도록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난 7일 시작된 팰리세이즈 화재가 샌타모니카 산맥의 테메스칼 산등성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새해 전날 화재가 발생한 곳으로, 주민들은 이 화재가 불꽃놀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 주민은 이 재난이 "새해 전날 멍청이들에 의해 시작됐다"며 "사람들이 (파티를) 하지 말아야 할 때 밤에 나가 파티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1일 자정에 불꽃놀이 소리를 들었고 오전 12시 20분쯤 화재가 시작된 것을 눈치챘다. 그는 비도 안 오고 건조한 날씨에다가 산타아나 바람까지 불어오면서 불이 재점화됐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인공위성이 촬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북쪽의 산에서 팰리세이즈 산불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은 막사르 테크놀로지 제공. 2025.01.1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11일(현지시간) 인공위성이 촬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북쪽의 산에서 팰리세이즈 산불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은 막사르 테크놀로지 제공. 

 

WP가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팰리세이즈 화재가 발생한 직후 연기가 피어오른 곳과 새해 첫날 화재로 불탄 지역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새 불길이 새해 전날 시작된 불길 근처에서 시작됐다며, 새해 전날 불길이 다시 발화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꺼진 불의 재점화는 바람이 많이 불 때 일어날 수 있다.

WP가 모은 자료들을 검토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의 기계공학과 교수인 마이클 골너는 "불이 다시 타오를 때 그을음에서 불꽃으로 바뀐다"며 "1주일 이내의 화재로 인한 무언가가 다시 타올라 발화했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시러큐스대 지리·환경학 명예교수인 제이콥 벤딕스도 "이 증거는 적어도 라흐만(새해 전날) 화재의 잔재가 팰리세이즈 산불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재점화 확률은 줄어들지만, 중간에 강수량이 없다면 시간이 지나도 (재점화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불이 10일간 계속 불꽃 없이 서서히 타다가 바람에 의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자신의 2018년 논문도 언급했다.

재점화 현상은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콜로라도, 하와이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주는 꺼진 것처럼 보이는 불도 재점화해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7일 소방 당국은 풍속이 시속 129㎞에 달할 정도로 바람이 세지자, 위험을 파악하고 새해 전날의 화재 현장으로 출동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로 인해 팰리세이즈의 건물들이 20분 내로 위험해질 수 있다며 공중 지원을 요청했다.

한 소방관도 무전을 통해 "화재는 새해 전날에 있었던 마지막 화재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11일 (현지시간) 팰리세이즈 파이어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소방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11일 (현지시간) 팰리세이즈 파이어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소방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화재 전문가들은 3헥타르 면적을 태운 화재는 규모가 작지 않은 것이라며 화재가 완전히 꺼졌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방관들은 정기적으로 화재 발생 지역을 확인해야 하지만 소방 당국의 인력 부족으로 이는 어려운 일이다.

LA 소방국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화재 현장을 며칠 동안 다시 방문해 순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점화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을 피했다.

캘리포니아주 및 연방정부 기관의 조사관들도 이 지역 주민들을 조사하면서 새해 전날 화재가 이번 산불을 초래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 조사는 미국의 연방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이 주도하고 있다. ATF 대변인은 "ATF 인증을 받은 화재 조사관들이 이 지역을 일차적으로 둘러봤지만 아직 조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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