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한글로 김정은에게 "북한군 포로 맞교환 준비 돼"
- 25-01-13
"러 억류 우크라 군인 맞교환 추진하면 넘겨줄 것"
생포한 북한군 2명 영상 공개…1명은 우크라 체류 의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생포한 북한군을 풀어줄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우크라이나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한국어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조직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시민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한국어 게시물을 올리며 "북한에서 처음 생포한 병사들 외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병사들도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것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귀환을 원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으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영어와 우크라이나어로도 작성됐다.
이 발표는 한국 국가정보원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북한군 생포를 포함한 현지 전장 상황을 파악, 우크라이나군이 1월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린 가운데 나왔다.

전날 젤렌스키는 "우리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들이 상처를 입었지만 생존했다며 "현재 키이우로 이송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심문 중"이라며 "러시아군과 다른 북한군은 보통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부상자들을 처형한다"라며 이들을 생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약 1만1000명에서 1만2000명의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젤렌스키는 북한 군인으로 추정되는 두 남자를 심문하는 짧은 영상도 게재했다. 한 명은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한 명은 턱에 붕대를 하고 앉아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은 통역을 통해 자신이 우크라이나와 싸우고 있는지 몰랐으며 지휘관으로부터 훈련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돌 당시 대피소에 숨어 있다가 며칠 뒤에 발견됐다.
이 남성은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으면 돌아가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크라이나에 머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 영상의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세계 어느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3년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최후통첩과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로 시작했고 이제 그는 북한의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사상자 수를 약 3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정원의 추산 수치는 1000명이다.
국정원은 지난달 북한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훈련 중 사고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사상자 중에는 장성급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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