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새 마음이 새해입니다!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새 마음이 새해입니다! 


어느 현자(賢者)가 제자들을 불러놓고 물었습니다. 

“밤의 어두움이 지나가고 새 날이 온 것을 어떻게 아는가?” 

그러자 성급한 한 제자가 얼른 대답하였습니다. “온 세상이 어두움을 지나 환하게 밝아오는 것을 보고 알지요.”

하지만 현자는 머리를 저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제자가 대답하였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고 사물이 그 형체를 드러내고 나무와 꽃을 볼 수 있으면 아침이 온 것임을 알 수 있지요.”

여전히 스승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제자가 여러 대답으로 스승님께 아뢰었으나 스승은 한결같이 고개를 흔들며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제자들이 한 목소리로 여쭈었습니다. 

“그렇다면 스승님은 어떻게 밤의 어두움이 가고 새 날이 온 것을 알 수 있습니까?”하고 말입니다. 

마침내 스승은 입을 열었습니다. “너희가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로 보이면 비로소 새 날이 밝아 온 것이란다.”

새 날은 어둠이 지나고 환한 태양이 떠올랐기 때문에 새 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이웃을 보는 새로운 가치가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새 날이 밝아온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나이만큼이나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매년 새해가 밝아올 때마다 우리들의 내면적 인격이 신령한 가치로 변화를 입었다면 지금쯤 우리는 신선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김 없이 2025년 새해가 밝아왔습니다. 새해의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기 때문에 새해가 아니라 그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내면이 사랑으로 가득차야 비로소 새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우리 모두 새롭게 다져야 하겠습니다.

한국 역사에 이태조와 무학대사의 대화 한 토막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로 남아 있습니다. 이태조가 어느 날 무학대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내가 대사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돼지상이네 그려.” 그러자 무학대사는 이태조를 조용히 쳐다보더니, “임금님은 부처님 상이십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이태조는 “아무리 임금과 신하의 이야기지만 농담은 농담인데 나는 자네더러 돼지 같다고 했는데 자네는 어째서 나더러 부처님 같다고 하는 건가?”하고 말하였습니다. 

이 때 무학대사는 시치미를 뚝 떼고 한 마디 하였습니다. “그거야 물론 누구든지 자기 마음이 생긴 대로 남의 얼굴을 보는 거지요. 나는 내 마음이 부처님 같으니까 다 부처님으로 보이는 거고, 당신은 그 마음이 돼지 같으니까 나를 돼지로 보는 게 아니겠어요.”

그렇습니다. 결국은 내면의 중심인 마음이 새로워져야 새해가 될 수 있고 또한 새날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어버려지는 줄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마태복음15:17~18)

하루는 예수님을 책잡고 비난하기를 업으로 삼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따졌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유대 전통과 유전을 지키지 않습니까?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손도 씻지 않은 채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고 말입니다.

새롭게 밝아온 2025년도 새해에는 우리 모두 마음을 새롭게 하는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말도 아름답고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는 말을 하고, 행동도 시기하고 질투하며 인간관계를 추하게 하는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여 이웃에게 유익을 주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어느 한 순간에 우리는 두 번 다시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는 슬픈 그 날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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