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칭칭' 북한군 포로 "훈련인 줄 알고 왔다"…품엔 가짜 신분증
- 25-01-12
우크라 "20세·26세 2명 생포"…한국 통역사·국정원 도움 받아 심문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두 명을 생포한 가운데 이들 중 한명의 품에서 러시아 티바 실거주민의 정보를 도용한 가짜 신분증이 발견됐다. 군인은 실전이 아니라 훈련인 줄 알고 러시아에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포스트, 키이우인디펜던트, 뉴스우크라이나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포로 사진과 군인 한 명의 군인 신분증을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이 상처를 입었지만 생존했다며 "현재 키이우로 이송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심문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군과 다른 북한군은 보통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부상자들을 처형한다"라며 이들을 생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북한 병사들이 치료받고 있다며 "포로들에 대한 기자들의 접근을 허용했다. 전 세계가 지금 벌어지는 일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이 포로들이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라고 보고, 한국 통역사와 한국 국가정보원의 도움을 받아 포로들을 심문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포로 중 한 명은 자신이 2005년생이고 2021년부터 북한에서 군복무를 해온 소총수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본격적인 침공 초기 러시아군과 마찬가지로 포로가 자신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훈련하러 가는 것으로 알고 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포로 한 명은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북한군에서 저격수 정찰 장교로 복무했다.
그런데 첫 번째 포로는 러시아 투바 공화국에서 발급한 러시아식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다른 포로는 신분 관련 서류가 없었다.

첫 번째 북한군 포로의 가짜 신분증에는 1998년생 투바 주민 안토닌 아란친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신분증에는 출생지(티바의 투란)와 직업(재단사)이 나와 있지만 사진과 서명, 날짜가 없다.
그런데 러시아 언론들은 이 가짜 신분증 속 정보가 실재하는 사람의 것임을 발견했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출생지였는데, 가짜에는 투란시라고 나왔지만, 실제 인물 아란친의 여권에는 티바공화국 에르진 마을이 쓰여 있었다.
또 인터넷상 공개된 아란친의 정보를 종합하면 재단사라는 점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언론은 그가 형편이 어려워 소액의 대출을 반복적으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군 포로들은 한 명은 특수 부대가 체포했고 다른 한 명은 우크라이나 낙하산 병에게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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