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인도네시아 추락사고 안전성 논란

노조 파업에 우주 사업도 차질 빚어져

CNN “보잉, 신용등급 강등 위기 몰려”

CNBC와 CNN 등이 5일 분석해 보도한 보잉의 올해 전망도 역시 암울했다.

1년 전인 2024년 1월 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1282년(보잉 737 맥스9)은 승객 174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약 5000m 상공을 날던 중 동체에 구멍이 났다. 

항공기 제조 과정에서 중간 비상구 도어 플러그를 동체에 고정하는 주요 볼트 3개를 끼우지 않으면서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간 것으로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해당 항공기는 비상 착륙을 해야 했다.

이후에도 보잉은 악재에 시달려왔다. 그 정점에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보잉 737-800)가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 있다.

CNBC는 이날 보잉의 현황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도어 플러그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대 항공기 제조기업이 회복을 위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고 전했다.

CNN도 이날 “제주항공이 운항한 15년 된 보잉 항공기의 추락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며 보잉이 이 비극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제주항공 추락 사고와 달리 지난 12개월 동안 발생한 대부분의 문제는 명백하게 보잉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고 많은 문제가 2025년까지, 어쩌면 그 이후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에 보잉의 신용등급은 사상 처음으로 투기(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으며, 1937년 이래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보잉은 2024년까지 지난 6년 동안 안전성 문제에 시달렸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소속 보잉 737맥스8, 2019년 3월에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737맥스8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총 34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본격적으로 보잉 여객기의 안전성 논란을 일으켰다. 조사 결과 보잉은 해당 기종에 탑재된 조종특성증강시스템(MCAS)의 결함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조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보잉은 지난해 7월 737맥스의 초기 인증 절차 당시 미 연방항공청(FAA)을 속였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4억87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2021년 1월에는 자카르타에서 출발한 737-500기종이 추락해 탑승객과 승무원 등 62명이 숨졌다. 2022년 3월에는 737-800기종이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에 추락해 132명이 사망했다. 제주항공 무안 참사 사고기와 같은 기종이다.

보잉은 우주 사업에서도 고전 중이다. 보잉이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지난 6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 비행을 떠났으나, ISS 도킹 이후 기기 결함이 발견돼 이들을 다시 탑승시키지 못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당초 8일 일정으로 출발했던 우주비행사들은 여전히 ISS에 머물고 있다. 이르면 올해 3월에나 귀환 예정이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우주캡슐을 타고 귀환활 예정이다.

노조 파업도 문제다.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로 교체된 이후인 지난해 8월 노조 파업이 이어졌다. 파업은 7주 동안 진행됐고 4년간 급여 38% 인상에 합의한 뒤인 지난해 11월 종료됐다. 보잉은 파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자금 조달을 위해 19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보잉은 지난해 3분기(7~9월) 61억7400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신형 항공기 개발이 늦어진 여파다.

보잉 주가는 무안 참사 이후인 지난달 30일 2% 이상 하락했고, 2024년에는 약 30% 폭락했다. CNN은 “CEO 등 여러 임원이 축출됐다”며 “끝없이 이어지는 악재는 보잉의 안전과 품질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한편, CNN은 제주항공 무안 참사 원인과 관련해 “사고 기종인 737-800은 후속 모델인 737 맥스와 달리 매우 우수한 안전 기록이 있어 설계결함이나 생산 문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제주항공 비행기가 추락한 이유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