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트레비 분수, 3개월만에 재개장…방문객 수는 400명으로 제한
- 24-12-23
"군중·혼잡 없이 분수 즐기도록"…소정의 입장료 걷을 수도
25년에 한 번 있는 가톨릭교회 정기 희년에 몰릴 인파 대비 차원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가 3개월간 이어진 청소 작업 끝에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로마시 당국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 방문객 수를 4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토 괄티에리 로마 시장은 22일(현지시간) 트레비 분수 앞에서 기자들에게 "모든 사람이 군중이나 혼잡 없이 분수를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제한을 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 제한은 나중에 바뀔 수 있다.
이어서 그는 시 당국이 분수 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로마에서는 약간의 비가 왔지만, 재개장 행사에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려 분수대로 동전을 던졌다.
트레비 분수는 하루에 1만 명에서 1만 2000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로마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트레비 분수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 많은 영화에 등장하며, 특히 페데리코 펠리니의 1960년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분수 안으로 초대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소원을 빌면서 분수대로 동전을 던지는 것은 트레비 분수에서 이어져 온 오랜 전통이다. 로마시 당국은 사람들이 던지는 동전으로 매주 약 1만 유로(약 1500만 원)를 걷는다. 걷은 돈은 가난한 사람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카리타스 재단에 전달한다.
트레비 분수는 지난 10월부터 곰팡이와 석회질 등을 제거하는 청소 작업을 거쳤다. 로마의 문화 유적지 관리를 총괄하는 클라우디오 파리시 프레시체는 트레비 분수를 포함한 로마의 주요 유적지를 청소한 목적이 "이 유적지들을 (가톨릭교회) 희년 시작에 맞춰 로마시에 돌려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을 25년마다 한 번씩 맞는 가톨릭교회의 정기 희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정기 희년은 오는 24일에 시작해 2026년 1월 6일에 끝난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로, 마지막 정기 희년은 2000년이었다.
이에 따라 로마와 바티칸에서는 다양한 종교 및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약 3300만 명이 로마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로마시는 40억 유로(약 6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바티칸 주변 로마 시내의 노후화된 도로와 교통시설을 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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