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25년간 딸 찾아 헤맨 고 송길용씨 조명…"부모의 불굴의 헌신 보여줘"
- 24-12-13
교통사고로 올해 71세로 사망한 그의 비극적 삶 담아
뉴욕타임스(NYT)가 25년간 딸을 찾아 방방곡곡 누비다 불의의 트럭 사고로 사망한 송길용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딸을 찾는 애끊는 사연의 현수막을 거리마다 내걸었던 그와 그의 비극적인 가족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12일 자 '그의 딸은 1999년에 실종됐다. 그는 그렇게 보낼 수 없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한민국 전역에 펄럭이는 파란색과 노란색 현수막에는 부드러운 눈빛과 단정한 단발머리를 한 17세 소녀의 미소가 시간 속에 멈춰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면서 송 씨 이야기로 시작했다.
송 씨는 최근 딸을 찾지 못한 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NYT는 그가 골목마다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달고, 트럭을 타며 전국을 누비며 전단을 나눠주었다고 전했다.
송 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인 나주봉 씨(67)는 "그는 항상 딸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면서 "그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다. 언젠가는 딸의 손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씨의 불행은 송탄 여자고등학교 2학년이던 딸 송혜희 씨가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평택시 자택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실종되면서 시작됐다.
송 씨 부부는 모든 일을 내려놓고 딸 찾기에 나섰다. 전 재산을 털어 전단과 현수막을 만들고, 딸 사진이 붙은 화물차에 세간 살림을 실어 전국을 떠돌았다.
NYT는 "법적으로 한국 경찰은 실종자가 8세 미만인 경우에만 실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혜희를 (처음엔) 가출자로 분류했다. 그 기준은 나중에 높아졌지만, 경찰의 초기 대응으로 인해 송 씨와 그의 아내는 스스로 딸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딸을 찾는 데 중요한 초기 시간을 허비하고 경찰도 딸을 찾는데 나섰지만, 부부는 딸을 찾는데 말 그대로 온 힘을 쏟았다. 현수막과 전단을 사기 위해 저축한 돈을 탕진했고 가로수와 전신주에 현수막을 걸고 전국을 누비며 소주와 담배, 라면으로 연명했다고 했다. 이들은 전단을 나눠주고는 나중에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전단을 꺼내서 다시 나눠주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딸을 찾지 못하자 우울증을 앓던 송 씨 아내는 딸 실종 5년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품 안 가득 딸 얼굴이 담긴 전단을 안은 채였다. 송 씨 본인도 부인이 죽은 후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했지만, 큰딸이 만류해 살아남았다.
2014년 2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하지만 딸을 찾는 아버지의 마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러다 끝없는 대중의 관심과 시댁의 걱정으로 어려움을 겪던 큰딸이 2018년 자신이 아버지에게 빌려준 트럭을 '자기 파괴적인 집착을 끝내라'며 폐기했다. 그러자 송 씨는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다른 트럭을 구입했다. 그러면서 큰딸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다.
지인들의 송 씨에 대한 회상에 따르면 이 무렵 송 씨는 혜희가 살아 있는지 본격적으로 의심하고, 큰딸과의 관계가 깨져 슬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인들은 그에게 상처를 줄까 봐 딸을 찾는 것을 끝내라고 조언할 수 없었다. 송 씨의 한 친구는 "25년 동안 해온 일을 포기한다는 게 쉽지 않다"면서 "딸을 찾는 것이 그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고 말했다.
송 씨는 2017년까지 약 50만 마일(약 80만㎞)을 주행하고 300만 개의 전단을 배포했으며 2500개의 현수막을 걸었다.
그는 2020년 신문 인터뷰에서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나눠줄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이게 집착처럼 보이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인한 아버지는 지난 8월 코로나19와 심장병으로 입원했고, 그 후 며칠 뒤인 8월 26일 정오쯤 평택에서 운전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오던 차량과 충돌해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나이 71세였다.
NYT는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25년간의 노력을 보여준 송 씨가 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헌신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국가적 상징이 되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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