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수' 앞두고 빅테크들 '우향우'…저커버그,100만 달러 기부

WSJ "저커버그, 마러라고서 만찬…베이조스 '이번엔 낙관적' 칭찬"

FTC위원장 지명자 "빅테크 대한 복수 끝낼 것" 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취임 기금에 100만달러(약 14억3000만원)를 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선 후보들에는 일절 기부하지 않았던 저커버그의 이번 기부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정보 기술 대기업들의 우향우가 지속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메타는 저커버그 CEO가 이 금액을 기금에 기부했다고 확인했다. 메타는 종종 트럼프는 물론이고 다른 공화당 의원들 분노의 표적이 되어 왔고 직원들 역시 강하게 좌파에 가까운 경향이었는데 이 저울추가 가운데로 옮겨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은 보았다.

전문가들은 이제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새로운 더 강력한 기술 규제가 임박했다고 본다. 이에 기술기업 경영진이 트럼프에 대해 태세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과 저커버그는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1·6 의사당 폭동' 이후 페이스북은 트럼프 당선인의 계정을 정지했다. 이 계정은 지난해 3월 복원됐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자신이 패배하도록 저커버그가 음모를 꾸몄다며 2024년 대선에서도 불법을 저지르면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공화당도 페이스북이 2020년 대선을 전후해 조 바이든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 등 민주당에 불리한 내용을 선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또 저커버그가 당시 선거 인프라 관련 비영리 단체에 4억20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에 대해 민주당을 돕는 선거 개입 행위라고 비난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는 트럼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해 그에게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찍힌 피격 장면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가짜 이미지로 분류돼 자동 삭제된 것에 대해 해명했다. 메타도 트럼프 당선인의 계정에 대한 제한을 완전히 해제했다.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에는 승리를 축하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급기야 지난달 말에는 플로리다 마러라고의 트럼프 당선인 소유 골프 클럽에서 만찬을 갖기까지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녁 식사 전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선물한 메타의 라이방 스마트 안경을 개인적으로 시연했다. 당시 저커버그 말고도 그의 보좌관들도 백악관 차기 정부 인사들을 만났다. 저커버그 팀이 100만 달러 취임 기금에 대해 말한 것은 바로 이 만찬 시작 전이다.

연방 선거 자금 보고서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수년 동안 공화 민주 양당 모두를 지원해 왔으며 대선 출마자는 지원하지 않았다. 저커버그와 메타는 2017년 트럼프 취임 기금이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 기금에 기부하지 않았다. 두 기금 모두 12개 미만의 주요 기업으로부터 총 100만 달러의 기부를 받았다.

오랫동안 트럼프에 비우호적이었던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를 가진 것을 비롯해 당선인과 사이가 안 좋았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선거 결과 후 X에서 "특별한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축하했으며 이번 달에는 "이번에는 실제로 매우 낙관적"이라면서 트럼프가 잘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콘퍼런스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은 그가 처음보다 더 차분해지고, 더 자신감 있고, 더 안정되어 있다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최근까지의 트럼프의 인선은 그의 행정부가 거대 기술 기업, 특히 많은 공화당원이 보수적 목소리를 검열했다고 주장하는 소셜 미디어 기업에 대해 강경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WSJ은 보았다. 그리고 앞서 10일 트럼프가 메타에 대한 독점 금지 감독권을 가진 규제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앤드루 퍼거슨 위원을 지명했는데 그는 지명 후 X에 올린 글에서 "FTC에서 경쟁과 표현의 자유를 반대하는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복수를 끝낼 것"이라고 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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