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은 어떻게 움직였나…혼란스러운 '계엄의 밤' 증언한 지휘관

707특임단장, 출동 지시부터 국회 본청 대응, 퇴각까지 상세히 밝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에 진입한 특전사 부대를 지휘한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혼란스러웠던 당일의 상황을 상세히 증언했다. 김 단장은 특히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계엄 선포 후 국회 본회의장에 15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모이지 않도록 통제하거나, 의원들을 '끌어내라'라고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김 단장에 따르면 707특임단은 3일 오후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으로부터 특수작전 항공단 UH-60 12대가 전개하면 탑승을 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헬기별 8명씩 96명으로 편성해 테이저건과 공포탄, 방패 등 비살상무기를 휴대해 출동하는 훈련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김 단장은 당일 비상소집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예령을 걸고 19시 50분쯤 비상소집 훈련을 실시했다.

김 단장에 따르면 21시쯤 자체 소집훈련이 완료됐고 지휘통제실에서 40여분간 사후검토를 실시해 전개훈련을 펼치려했으나 사령관으로부터 헬기를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다 22시(취침시간)가 넘어 훈련이 제한될 것 같다는 판단에 안전통제 목적으로 사전에 전개한 부대원들의 복귀를 지시했고 퇴근 준비를 하는 와중에 TV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하게 됐다.

707특임단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약 9분 뒤인 22시 31분쯤 곽종근 사령관의 출동지시를 받았다. 당초 계엄 상황에 출동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해 크게 당황했지만, 김 단장은 "나와 부대원들 모두 계엄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출동 지시를 거부한다는 판단을 내릴 경황이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곽 사령관은 △국회의사장으로 출동 △건물 봉쇄 △무기사용 금지라는 명령을 내렸고, 김 단장은 건물 출입문만 잠그자는 생각으로 국회로 출동한다.

이륙 직전인 22시 43분, 김 단장은 티맵을 켜 국회 일대 지도를 확인한 뒤 건물 차단 구역을 각 부대원에 부여하고, 23시 22분 헬기를 타고 국회로 향했다.

23시 49분쯤 김현태 단장이 탑승한 1번 헬기가 국회 운동장에 도착했다. 김 단장은 "속보로 건물(본청)로 이동하며 문만 잠그고 문 앞을 지키자고 생각했는데 막상 본청에 도착하니 거센 저항에 직면했고, 출입문도 유리로 돼 있어 차단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때부터 상황은 빠르게 혼란스러워졌다. 군 병력의 국회 진입 시도에 거친 몸싸움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곽 사령관은 4일 0시 30분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린 "국회의원이 150명이 안 되도록 막아라"라는 지시를 김 단장에게 하달했다. 150명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는 최소 숫자로, 김 전 장관이 국회를 무력화해 계엄 해제를 막을 의지가 분명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단장은 곽 사령관이 "국회의원이 모이고 있다는데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 막아라. 안 되면 들어가서 끌어낼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단장은 "전혀 안 될 것 같다"라고 답했고 곽 사령관은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을 봉쇄하라는 지시와 함께 "무리하지 마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707특임단 일부 인원이 창문을 깨고 국회 본청 안으로 진입했다. 김 단장은 15명의 부대원과 창문을 통해 국회에 진입했지만 국회 본청을 '사수'하려는 국회의원 보좌관 등과 물리적 마찰이 있었다. 국회 사수 인원들이 소화기를 뿌린 장면이 이때 나온 것이다.

김 단장은 '건물 확보는 어렵다'라고 판단해 곽 사령관에 이를 보고했다. 그러다 4일 새벽 1시 1분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고, 김 단장은 사령관에 이를 보고한 뒤 1시 8분쯤 철수를 지시했다.

707특임단은 국회 외부 주차장에 집결해 대기하다 버스가 도착한 새벽 2시 38분쯤 국회 일대를 떠나 새벽 4시 19분 주둔지로 복귀했다는 게 김 단장의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이 몸싸음을 벌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이 몸싸음을 벌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아래는 김 단장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707특임단의 '계엄의 밤' 행적.

12월 3일

▷19시 30분 비상소집 훈련, 50분에 실시

▷21시 자체 소집훈련 완료

▷22시쯤 소집 해제

▷22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비상계엄 선포

▷22시 31분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국회 출동지시

▷23시 49분 김현태 단장 및 707특임단, 헬기로 국회 도착

12월 4일

▷0시 30분 "국회의원 150명 안 되게 막아라" 지시 하달

▷1시 1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

▷1시 8분 707특임단 철수 지시

▷1시 44분 707특임단 국회 외곽 주차장 집결

▷2시 38분 707특임단 주둔지로 출발

▷4시 19분 707특임단 주둔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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