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감 없이 당 의견 전달…尹에 고민할 시간 드려"

한동훈 '탄핵 선회'에도 당내선 '탄핵 반대' 여론

국민의힘은 6일 야당이 추진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부결 당론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당내 탄핵 반대 여론을 뒤집지는 못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의 요구를 전달한 만큼 일단 부결 당론을 고수한 채 답변을 기다린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의총은 저녁 식사를 위해 잠시 정회된 후 오후 9시부터 재개해 오후 11시가 넘어 마무리됐다. 대략 10시간 동안의 마라톤 의총이었는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 당론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며 "그래서 유지되는 것으로 (됐다)"고 전했다.

한 대표가 이날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지만 당내 설득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한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못 바꾸겠지만 제 의견은 업무 정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언급한 이유로 계엄 선포 당일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기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한 사실을 거론했다. 한 대표가 입장 변경을 한 후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동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부터 이 판단을 뒤집힐만한 말은 못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가 여전한 당내에선 탄핵 반대 여론이 거셌다.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의원 역시 "당론이 바뀌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탄핵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원내대표가 한 대표 측인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윤 대통령을 만나 당의 의견을 전달했다.

신 원내수석대변인은 "비교적 가감 없이 당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의 뜻이 무엇인지 잘 경청하고 고민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받아왔다"고도 했다.

신 원내수석대변인은 "저희가 대통령께 (당의 요구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드리고 의원들이 생각하는 바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잘 생각해 보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추 원내대표가 전달한 의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비롯한 2선 후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선 부결 당론을 유지하면서 비상계엄 사태 수습을 위한 윤 대통령의 조치를 기다려보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는 7일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또한 표결 방식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