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시대냐, 트럼프 시대냐'…두 후보 주요 정책 짚어보니[미 대선]
- 24-11-06
경제·통상·낙태·이민 및 국경·외교안보 등 각 분야 확연한 차이
방점 다른 두 후보…'국제 협력' 해리스 vs '미국 우선' 트럼프
5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출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미국은 '해리스 시대' 또는 '트럼프 시대'를 맞게 된다. 미국은 과연 어떤 시대를 열게 될까. 두 후보의 주요 정책을 다시금 짚어봤다.
경제 분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인다. 해리스는 중산층 감세, 대기업 증세와 같이 분배에 중점을 둔다. 다만 트럼프는 이를 '부자-대기업 증세'로 규정하고 반기를 든다. 그는 전 계층을 아우르는 대규모 감세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분야에 있어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해리스는 국제 협력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에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다자 협상을 통해 경제 안보를 구축하는 일에 관심을 둔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도 중시한다.
반면 트럼프의 경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수월한 양자 협상을 선호한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의 국제 통상질서는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에 입각한다.
사회 분야는 △낙태권 △이민·국경 △총기규제 문제 등이 주목을 끈다.
특히 낙태권은 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생식권으로도 불리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바 있다.
해리스는 임신 6개월까지의 낙태를 합법으로 인정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이 2022년 전격 폐기된 것은 트럼프의 주도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낙태권은 '연방 정부가 지켜야 할 여성의 권리'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낙태권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트럼프는 낙태권이 대선 승패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한 문제가 되자 신중론으로 입장을 바꿨다.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당 정강정책 문구를 삭제하고 '낙태권은 각 주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언했다.
이민·국경 문제에 있어서도 두 후보의 정책은 비교적 차이가 명확하다.
트럼프는 이민과 국경 문제를 미국의 범죄 문제와 연계한다. 그는 남부 국경에 이민자들이 대거 침입함으로써 미국에 범죄와 빈곤, 질병 등이 확산하고 있다며, 취임하자마자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강제 추방을 실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방해로 의회 통과가 무산된 국경안보법을 재추진하되, 합법적인 이민 통로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국경안보법에는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사안도 포함돼 있어, 낙태권에서 트럼프가 좌클릭을 했다면 이민·국경 문제에 있어선 해리스가 우클릭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 선거 과정에서 단골 쟁점으로 꼽히는 총기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총기 소유 자체에 대해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해리스를 비롯한 민주당은 총기의 무분별한 소유에 따른 참사를 막으려면 위험 인물의 총기 소유 제한 등이 담긴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이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반면 트럼프를 포함한 공화당은 총기 소유는 헌법적 권한인 만큼 어떠한 규제도 있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외교·안보 분야를 살펴보면 두 후보 모두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국을 중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방점이 다소 다르다.
해리스의 경우, 국제 협력·공조를 중시하는 반면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관세 부과와 같이 상대적으로 자국 위주의 성장에 상당한 초점을 맞춘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해리스는 경제적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의존도는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감소) 정책을 추진한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국에 대한 60% 이상의 관세 부과 공약을 내놓는 등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하루 안에 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공언하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해리스는 이와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는 중동 전쟁에 있어선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휴전, 종전과 같은 발언을 내놨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트럼프의 경우, 재임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좋은 관계였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던 만큼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식으로 대북정책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해리스는 '독재자들과의 대면'에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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