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간첩 혐의 체포된 한국인…"삼성 출신 중국 반도체 회사 근무"

지난 5월 구속, 뒤늦게 알려져…"영사관이 편의 제공"

 

중국은 중국에서 한국 교민이 간첩 혐의로 체포돼 구속된 데 대해 "관련 법에 따라 체포했다"고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법에 따라 체포됐다"며 "관련 부서는 주중 한국대사관에 영사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린젠 대변인은 "영사관이 영사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린젠 대변인은 "중국은 법치 국가로 법에 따라 불법 및 범죄 활동을 조사하고 처벌한다"면서 "당사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거주하던 50대 남성은 지난해 12월 허페이시 국가안전국 소속 수사관들에 의해 연행됐다. 수사관들은 간첩 혐의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한국인 남성은 격리돼 조사를 받다 지난 5월께부터 구속돼 허페이의 한 구치소에 있다. 이 남성의 가족들도 허페이에 함께 거주했으나 현재는 중국에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족들은 그가 구치소에서 지병인 당뇨병 약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가족들이 해당 정보 공개를 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신분 노출을 꺼려 교민 사회에 퍼지기 어려운 것도 요인 중 하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본인 신분 노출을 꺼려 보통 가명을 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이 한국인이 구속된 이후인 6월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인이나 한국인 대상으로 조사나 수사가 이뤄진 사례가 있는지를 묻는 말에 "관련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사안과 관련,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사건 초기부터 이를 인지했다"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출신으로 이온 주입 기술자인 이 남성은 2016년부터 창신메모리에서 해외 인재로 영입됐다. 이후에도 중국 내 또 다른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당국은 그가 창신메모리에 근무하던 당시 반도체 관련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기존 5개장 40개 조항에서 6개장 71개 조항으로 개정된 반간첩법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개정 내용에 따르면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와 이익에 관한 문건·데이터 등에 대한 정탐 ·취득·매수·불법제공을 간첩행위에 추가하고 있다. 또한 국가 기관·기밀 관련 부처·핵심 정보 기반시설 등에 대한 촬영, 사이버공격, 간첩조직 및 그 대리인에게 협력하는 행위도 간첩 행위에 추가한다.

구속된 한국인에 대한 재판이 이르면 내달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법상 구속 수사는 최장 7개월까지 가능해 연내에는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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