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모세가 깨달은 인생!
- 24-10-21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모세가 깨달은 인생!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 60만을 이끌고 출애굽하였던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 모세는 실로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인물이었습니다. 태어나자 말자 바로 왕의 명령에 따라 죽임을 당하여야만 했던 그를 그의 부모는 갈대상자 속에 넣어 강에 떠내려 보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바로의 딸이 건져내어 키움으로 기적 같이 목숨을 건진 그를 ‘물에서 건져내었다’는 뜻으로 모세라 이름 하였습니다.
그는 40년 동안 바로의 궁정에서 왕자 신분으로 남부럽지 않은 귀한 시간을 보내며 문무를 익힌 장성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민족은 바로의 학정에 시달리며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난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의분에 찼던 그는 스스로 민족을 해방시켜 보겠다고 나섰다가 공연히 살인만 하고 광야로 쫓겨나는 비운의 사나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모세는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무려 40여년을 외롭고 쓸쓸하게 피난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에게 발각되면 그 즉시 죽임을 당하여야만 하는 살인자였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그에게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그를 친히 불러 애굽에서 신음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는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로의 손아귀에서 해방시키고 장대한 출애굽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또 다시 모세는 4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그들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하여 긴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 고생하던 백성들이 오히려 모세를 원망하며 그들의 모든 원한을 그에게 돌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지도자가 가야 하는 외롭고도 고달픈 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했던 모세가 마지막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긴 인생에 대한 짧고도 굵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편90:10)는 것이었습니다.
모세가 깨달은 인생은 세 가지로 요약이 됩니다. 첫째는 인생은 70이요 건강하면 80까지 산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러한 인생여정은 수고와 슬픔뿐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그나마 인생은 날아가듯이 빨리 간다는 것입니다.
사실 모세의 이 같은 인생에 대한 정의는 모세 개인의 깨달음이나 고백이기도 하지만 인생을 향해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입니다. 성경은 사람이 기록하였으나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과연 우리들 중에 이 같은 모세의 인생에 대한 정의를 아니라고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수천 년 전에 정의된 이 같은 인생에 대한 선언은 오늘날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사람이 다 공감하고 고백하는 인생에 대한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오늘 우리는 신선한 깨달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무더워 영원히 시원한 가을이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도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가고 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무들이 단풍을 만들고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가을이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입니다. 이렇듯 우리 인생도 그렇게 가을을 맞고 추운 겨울을 맞아야 합니다. 아무리 건강해도 죽을 때가 되면 거짓말처럼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목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하는 공통된 어르신들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월이 너무 빨리 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나온 삶을 뒤돌아보면 모세와 같이 “수고와 슬픔뿐”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뒷바라지를 위해서, 노후대책이라도 마련해 놓으려고, 그렇게 아등바등 살다보니 어느 덧 은퇴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뒷자리의 주인공이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싫든 좋든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가야하는 인생입니다.
강물처럼 한 번 흘러가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이렇듯 인생일진데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주머니에 지폐라도 남아 있을 때 소원했던 옛 친구들과 지인들을 불러 따끈한 설렁탕이라도 한 그릇 대접하는 여유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마지막 세상 떠날 때, 장례식장에라도 찾아와 그 먼 길 가는데 외롭지 않도록 동무라도 되어 줄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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