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원한이길래 90대 한인할아버지를 50차례나 찔렀나?
- 24-10-15
90세 한인 노인 살해 혐의 여성 경비원 수사결과 발표
지난달 25일 애틀랜타 벅헤드 ‘매리언’ 노인아파트 단지에서 한인 김준기씨(90)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이 아파트 여성 경비원의 수사결과가 공개됐다.
14일 풀턴카운티 법원이 공개한 체포영장에 따르면 용의자 자넷 윌리엄스(65)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15분경 이 아파트 5층 524호에 거주하는 김씨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확보한 감시카메라에 따르면 경비원 유니폼을 입은 윌리엄스는 통신업체 컴캐스트의 ‘XFinity’로고가 찍힌 빨간 쇼핑백을 들고 마스크와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이동했다. 이에 앞서 숨진 김씨는 낮 12시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목격된 후 아파트 내 감시카메라에 찍히지 않았다.
6분후 윌리엄스는 마스크와 안경없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으며 그녀의 바지는 크게 찠어졌고 피로 의심되는 짙은 빨간색 얼룩이 묻어있었다. 경찰은 “그녀는 자신의 왼손을 살펴본 뒤 바지를 내려다보며 스트레스를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면서 “그녀가 들고 있던 빨간 Xfinity 가방은 안에 무언가 더 들어간 것처럼 부풀어 있었다”고 체포영장에 적시했다.
경찰은 또한 윌리엄스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눈에 띄게 다리를 절뚝거렸으며 건물 로비의 화장실을 사용한 후 경비 데스크로 돌아왔고, 이후 두 차례 더 5층으로 올라갔지만 더 이상 가방을 소지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감시카메라 영상을 증거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0월 3일 윌리엄스의 디캡카운티 자택에서 영장을 집행했고 그 과정에서 그녀의 경비원 유니폼, Xfinity 장바구니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경찰은 그녀의 바지가 꿰매어진 것을 발견했는데 윌리엄스는 이에 대해 “주말에 수선했지만 어떻게 찢어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오른쪽 허벅지에 있는 큰 상처에 대해서는 “차고 문을 열다가 다쳤다”고 주장했다.
영장에 따르면 부검 결과 숨진 김씨는 얼굴과 상체 등을 50차례 이상 찔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찾지 못했다. 김씨는 사건 다음날인 25일 오전 7시38분경 간병인 박모씨에 의해 아파트 주방 바닥에 쓰러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박씨는 기자에게 “아파트 문이 열려 있었고 불은 꺼져 있었다”면서 “할아버지가 주방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는데 머리 위쪽에 피가 흥건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사건 신고후 출동한 경찰이 출동했을 때도 경비원으로 근무 중이었고, 현장에 있던 수사관들을 지켜보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에 “”윌리엄스가 어떤 의도로 범행을 시작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결국 김 씨를 살해했다”고 명시했다.
체포영장에 따르면 240가구가 거주하는 이 건물은 애틀랜타 주택청 소유로 아파트 곳곳에 보안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각 층의 복도에는 별도 카메라가 없어 아파트 각 유닛에 누군가 출입하는 장면을 기록할 수는 없었다. 숨진 김 씨의 아파트에서는 그의 지갑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모자만이 사라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의 큰 딸 박영비씨는 기자에게 “지갑에는 현금 32달러만 들어있었다”면서 “당초 사라진 줄 알았던 아버지의 시계는 경찰이 갖고 있다 부검 이후 돌려줬다”고 말했다.
박영비씨는 “용의자로 체포된 경비원은 평소에도 친절하게 우리 가족을 맞아줬고 사건 이후 힘들어하는 우리들에게 다가와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면서 “무슨 동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믿기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현재 보석 없이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의 첫 법원 출두일은 오는 11월 4일로 정해졌다.
기사제공=애틀랜타K(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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