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만 피임해야 하나"…중국 MZ남성들 정관수술 '열풍'

여성에게만 피임을 강요하면 안 된다며 중국에서는 남성이 정관수술을 한 것이 좋은 남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특히 중국 젊은이들은 온라인에 정관수술 경험을 올리며 이 같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자궁 내 장치(IUD)나 피임약을 복용하는 방법으로 피임에 대한 부담을 거의 떠맡아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IUD 사용자의 약 3분의 2가 중국에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IUD가 불규칙한 생리, 자궁 출혈, 복통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정관수술은 고환에서 정자를 운반하는 관을 자르거나 밀봉하고 정액과 섞이는 것을 막는 간단한 수술이다. 특히 이는 성적 기능이나 다른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효과적인 피임법이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정관수술이 정력을 감소시킨다는 편견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정관 수술을 선택한 남성은 거의 없었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만 해도 전국적으로 총 1470만 건의 피임 수술이 이뤄졌지만, 이 중 남성 정관수술은 2626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왜 여성에게 피임의 책임을 전가해야 하냐며 남성이 정관수술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정관수술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늘면서 정관수술을 한 남성이 좋은 남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

상하이의 한 병원에서 정관수술을 받은 29세의 천모씨는 시술비용은 1900위안(약 36만원)이며, 보험 적용 후 48위안(약 9000원)만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관수술을 받은 또 다른 26세 남성은 "저는 제 여자 친구를 사랑합니다. 정관수술이 신체에 덜 해롭습니다"고 밝혔다.

물론 반대도 있지만 대부분 누리꾼들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여성 누리꾼은 "정관수술을 받은 남자 친구에게 ‘엄지척’을 보낸다"며 "그는 여성에 대한 존중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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