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韓최초 노벨문학상 '깜짝' 수상…전 세계가 "들썩"

여성으로는 18번째…유색인종으로는 8번째

스웨덴 한림원 "한강, 역사 트라우마에 맞선 인간 그린 강렬한 산문 써"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다. 한국 문학계의 경사라는 분위기 속에서 외신들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선정 이유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꼽았다.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울림 깊은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와 평단에 호평받았다.

이로써 한강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제정 이래 백인의 독무대였다. 지금까지 유색인종이 수상한 경우는 모두 7번뿐이다.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연세대 국문과 1년 선배인 김별아 작가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한 작가 개인의 역량이며, 동시에 그동안 많은 문학가들을 통해 한국 문학이 해외 문학계에 꾸준하게 소개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강 작가는 2016년 영국 부커상 국제상, 2017년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말라파르테 문학상',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등을 받아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동안 한국 문학가가 여러 명 거론됐지만 수상자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그러한 아쉬움이 일거에 해소돼 문학가의 한 사람으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김별아 작가는 "한강 작가는 대학 때 국문과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낸 인연이 있다"며 "문학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여준 후배가 몹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한국의 문학계나 지성계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독자까지 한국 문학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관해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작가 한강의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세계 주요 언론들도 긴급 보도했다.

AFP통신은 "작가 한강은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 사이의 조화 그리고 역사적 사건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으로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강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를 전하며, 작가의 그간 이력을 상세히 소개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강의 소설과 에세이, 단편 소설집은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성이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 왔다"고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강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국인의 문학상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으로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 NHK는 와세다대 문학부의 도고 고지 교수 발언을 인용해 "'채식주의자'로 영국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 국제상을 받아,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 작가로서도,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획기적"이라고 보도했다.

한강은 과학자이자 상 창시자인 알프레트 노벨이 1896년에 사망한 기념일인 12월 10일에 스톡홀름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연보

▲1970년 11월 27일 광주광역시 출생

▲1993년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3년 '문학과 사회' 시 당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 당선

▲1995년 소설집 '여수의 사랑' 출간

▲1998년 장편소설 '검은 사슴' 출간

▲2000년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 출간

▲2000년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 부문 수상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대상

▲2007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출간

▲2010년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출간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

▲2011년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출간

▲2012년 소설집 '노랑무늬 영원' 출간

▲2013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출간

▲2014년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출간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

▲2016년 장편소설 '흰' 출간

▲2016년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채식주의자')

▲2016년 만해문학상 수상('소년이 온다')

▲2018년 김유정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

▲2021년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2022년 대산문학상 수상

▲2023년 메디치상 외국문학상

▲2024년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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