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00발 미사일' 공격 "실패"…이스라엘 3중 방공망 효과 발휘

아이언돔, 다비드 슬링, 애로우-2·3이 각각 저·중·고고도 요격 담당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시 무용지물…요격미사일 한발에 6600만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감행한 미사일 공격이 실패한 데에는 촘촘한 이스라엘의 3중 방공망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시간)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 180여 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했다"면서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저고도 미사일 요격은 아이언돔이 담당한다. 아이언돔은 1991년 걸프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 필요성을 깨달은 이스라엘이 개발해 온 저고도 요격 체계이다.

이스라엘의 국영 기업인 라파엘첨단방어시스템(라파엘)과 항공우주산업(IAI)이 개발한 아이언돔은 2011년 실전 배치됐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아이언돔 포대가 최소 19대 이상 배치돼 있으며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무장정파인 하마스, 헤즈볼라가 쏘는 단거리 까삼 로켓 요격에 특화돼 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해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한 '시돔'을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 News1 DB ⓒ News1 DB

아이언돔의 레이더는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그 경로를 추적한다. 아이언돔의 전투관리통제시스템(BMC)은 미사일의 타격 지점을 예측하고 미사일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지 판단한다. 만약 인구 밀집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면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고도 10㎞ 이내에서 요격하고, 그렇지 않다면 위협이 아닌 것으로 보고 요격하지 않는다.

아이언돔의 요격률은 90% 이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수백발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감행했을 때 이스라엘은 미사일과 무인기의 99%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이언돔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아이언돔은 하마스가 발사한 수천발의 미사일을 제대로 요격하지 못해 이스라엘이 큰 피해를 입었다.

아이언돔이 저고도 미사일을 요격한다면, 애로우-2·3은 고고도 미사일 요격을 담당한다. 애로우-2·3은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대기권 안팎에서 비재래식 탄두를 안전하게 요격한다.

애로우-2는 미국의 중고도 요격 체계 미사일인 패트리엇을 이스라엘이 개량해 2000년 실전 배치한 것으로, 고도 50㎞에서 목표물을 요격한다. 이를 개량한 애로우-3은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에서 재진입하기 전 고도 100㎞에서 요격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후 같은 달 31일 이스라엘군은 홍해에서 발사된 지대지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애로우 방공시스템을 처음 가동했다.

이스라엘이 개발한 고고도 요격체계 애로우3이 2019년 7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성능 시험을 받는 모습. 2019.07.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이스라엘이 개발한 고고도 요격체계 애로우3이 2019년 7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성능 시험을 받는 모습. 2019.07.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애로우-2·3은 이스라엘 국영기업인 항공우주산업(IAI)이 주요 개발사이며 미국 보잉도 참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1년부터 미국과 함께 애로우-4 개발도 진행해 오고 있다.

중고도 미사일 요격은 '다비드 슬링' 요격미사일이 담당한다. 구약 성서에서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이스라엘의 영웅 다윗의 이름을 딴 '다윗의 돌팔매'라는 뜻을 가진 '다비드 슬링'(David's Sling)은 100~200㎞ 거리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무인기, 순항미사일 등을 고도 15㎞ 내에서 요격한다. 다비드 슬링은 라파엘사와 미국의 RTX가 공동 개발했다.

이렇게 촘촘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스라엘의 방공망 체계는 미국, 독일 등 주요 국가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아이언돔과 같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라파엘은 2020년 미군에 아이언돔 배터리 2기를 인도했고 독일은 지난 9월 40억 유로(약 5조 8700억 원) 규모의 애로우-3 미사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아이언돔 계약을 원했으나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 및 민방위 물자만 제공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 체계는 촘촘한 것으로 평가되면서도,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 한 발당 5만 달러(약 6600만 원)에 달하는 등 운용 비용이 매우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 이스라엘은 레이저로 미사일이나 무인기를 1회당 2달러 정도로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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